지난 3월 29일, 정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번 내수 활성화 정책은 관광 위주로 밝혀져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있는지, 그리고 이가 여행, 관광, 숙박 등 호스피탈리티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톺아보겠습니다.
‘내수’란 국내에서의 수요, 즉 정부와 민간에서 시행하는 소비와 투자의 총합을 말합니다. 작년(2022년) 말 이후 고물가·고금리 사태가 장기화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인데요. 최근 9개월 연속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소비 심리도 위축되었고요.
정리하자면 코로나 이후 보복 소비 심리가 나타났지만, 최근 국내외 경기 둔화 영향으로 소비 회복세도 함께 둔화 추세에 접어들자 국내 소비를 끌어 올리고 경제 선순환을 형성하기 위해 이러한 대책이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이번 정책의 주요 과제로 국내 관광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꼽혔어요.
그 이유는 관광, 숙박, 음식 등 대면서비스업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방한 관광객 수는 2019년 대비 30% 수준이고, 외국인의 국내 소비도 코로나 이전의 절반(54%)에 불과하거든요.
다만 2022년 7월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3%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8%로 하락하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중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내 소비 기반과 방한 관광을 모두 잡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마침 전 세계적인 방역 조치 완화와 한일관계 개선 등으로, 코로나로 크게 타격받았던 음식·숙박 분야의 소비와 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릴 여건이 이제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내수 활성화 정책은 민관협력을 통해 내수를 끌어 올리는 동시에 지역경제와 소상공인의 상생을 지원하고 생계비 부담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뒀어요.
크게 위의 4가지 방안으로 볼 수 있는데요. 각 추진과제 중에서 여행, 관광, 그리고 숙박업에서 알아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요?
50여 개 메가 이벤트 연중 개최로 관광 붐 확산
4월부터 한류 행사, 국제회의, 문화·체육행사 등 50여 개 대규모 행사를 연속 개최하여 본격적으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K-pop 아이돌이 출연하는 드림 콘서트, 청와대 인근 관광상품,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대표적인 메가 이벤트로 꼽힙니다.
이외에 6월을 ‘여행가는 달'로 정해 교통, 숙박, 유원시설 할인이나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7~8월은 농어촌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해 여름 휴가철 효과를 높일 예정이고요.
전방위적 업계 동참으로 대규모 기업 할인행사 실시
위와 같은 각종 이벤트, 연휴 기간에 다양한 업종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겠죠? 봄과 여름철에 패션,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는 할인 프로모션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주목할 부분은 4~5월 중 SRT, KTX 등 고속철도 할인을 확대하고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점입니다. (숙박 할인 프로모션은 잠시 뒤에 보도록 하고) 고속철도 할인을 먼저 살펴보면 SRT는 4월(1일~17일)과 10월에 운임을 최대 30% 할인하고, 대상 열차도 작년보다 약 30% 늘릴 예정이에요. KTX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다자녀 가족 이용 시 어른 운임을 기존 30% 할인에서 50%로 확대하고, 임산부 회원 운임도 50% 할인한다고 해요.
보통 여행·숙박업계는 여름 휴가철이 성수기로, 그 외 비수기 매출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텐데요. 철도와 숙박 할인을 제공하는 내수 활성화 대책에 따라 비수기에도 여행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수 여행비용 및 근로자 휴가비 지원 확대
앞서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해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임을 알 수 있었죠. 총 100만 명 대상으로 국내 숙박시설 예약 시 3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고 해요. 또 캠핑장 이용 시 1만 원 상당의 포인트 지급, 지역관광 결합형 KTX 최대 50% 할인, 내일로 패스 1만 원 할인 등을 지원하고요.
이외에도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소상공인 등 최대 19만 명 대상으로 국내 여행비 10만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휴가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과 근로자가 각각 부담금을 내면 정부가 10만 원을 추가로 적립해 전용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에요.
특히 숙박 할인 프로모션의 경우 코로나 기간 여행업계 회복을 위해 ‘대한민국 숙박 대전’이란 이름으로 몇 차례 시행되어 왔어요. ONDA 데이터에 따르면 숙박 대전 시행 후 이를 시행하기 전보다 전체 숙박 시장 거래액이 13.9% 증가(2021년 기준)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이번 숙박 할인 프로모션도 국내 여행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4월 중 숙박 할인쿠폰 발급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 하니 숙박 예약 플랫폼 업체는 상세 참가 요건이 공개될 때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국적 개최, 전방위 지원으로 지역축제 활성화
지역축제를 지원하기 위해 일명 ‘K-여행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전국 130개 이상 지역축제를 테마별로 개최하고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한다고 해요.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함께 협력하여 지자체별 소비쿠폰을 지급하거나 할인행사를 추진하고,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숙박·문화·체육시설을 개방할 예정입니다. 또 지역축제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순천정원박람회(‘23.4~10), 새만금 잼버리(‘23.8) 등이 진행하는 기간에 지역축제와 연계한 열차 편을 늘리고요.
지역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자연스레 해당 지역의 관광상품이나 숙박에 대한 수요가 올라갈 테니 숙소에서는 이를 미리 참고해 지역축제 연계 프로모션을 기획하거나, 유동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면 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거예요.
아무리 휴가비를 지원하고 지역축제 활성화에 힘쓴다 하더라도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소용이 없겠죠? 정부는 ‘여행 가기 편한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워케이션(여행 친화형 근무제) 참여 희망 기업에 숙박비 등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매월 마지막 주말을 ‘여행이 있는 주말'로 지정해 유연근무제 시행 기업과 근로자 대상으로 주말 단기 여행을 유도한다고 해요.
또 문화비와 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4월부터 12월까지 각각 10%p씩 한시적으로 상향합니다.
최근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한 것과 더불어 근로자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여행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비자개선, 항공편 확대 등으로 편한 입국과 이동 제공
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비자 제도 개선에 나섰어요. 미국·일본·대만 등 입국자 수는 많으나 입국 거부율이 낮은 22개 나라를 대상으로 내년까지 전자여행허가제(K-ETA) 한시적 면제에 나섰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문턱을 낮춘 거죠.
국내 장기 체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소득 활동이 없어도 1~2년간 국내 거주가 가능한 ‘디지털노마드 비자(워케이션 비자)’, 외국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K-pop 등 전문 교육기관에서의 연수를 허용하는 ‘K-컬처 연수비자' 등을 신설한다고 밝혔어요.
그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국제항공 주요 노선을 2019년의 8~90% 가까이 회복하도록 항공편을 늘리고, 지방 공항 국제선 신규 취항 시 항공사 프로모션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항공사는 일본, 대만, 동남아 등에서 출발하는 해외 관광객 대상으로 항공권을 할인하거나 관광 제휴 프로모션을 진행해 관광객을 유도할 계획이고요.
한류·먹거리·의료관광 등 즐길 거리 업그레이드
코로나 기간 K-pop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주목받은 만큼 이를 활용하여 더 많은 여행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인데요.
대표적으로 5~10월 중 전국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K-pop 콘서트와 행사를 연속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BTS 출연 인기 예능 촬영지' 등 한류 테마와 연계한 관광코스도 40개가량 개발하고요.
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항, 명동, 이태원 등의 지역 대상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옥외광고 금지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한국형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등 해외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리하자면 3·29 내수 활성화 대책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관광, 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소비를 끌어내어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인데요. 경제적으로는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요?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관광산업 내 단기 효과로 총부가가치 유발액이 4조 6,000억 원이며, 이는 2023년 GDP의 0.2% 수준이라고 합니다. 약 12만 명에 가까운 고용 효과도 볼 수 있고요.
또 시차를 두고 관광산업 이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며, 중장기 생산유발효과는 6조 6,9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조 7,6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어요.
관광산업 내 단기 효과와 그 외 산업의 중장기 효과를 모두 합하면 생산 유발액 17조 9,6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 7조 3,600억 원, 취업유발 인원 17만 2,800명 등으로 분석했는데요.
글로벌 관광이 회복할 좋은 기회인 만큼 이번 내수 활성화 대책을 통해 국내 수요를 굳건히 다진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성장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