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32가길 33
객실 유형 : 더블룸, 벙커 트리플룸, 스탠다드 패밀리룸, 슈페리어 패밀리룸
여기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한 호텔이 있습니다. 이곳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호텔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여러 명의 직원 대신 사장님 한 분이 고객을 맞아주고 계시거든요. 컴퓨터, 그리고 태블릿PC와 함께 말이죠.
혼자 호텔을 운영한다는 건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데요. 서울 ‘호텔 다다’의 1인 사장님을 만나 들어봤습니다.
호텔 다다는 37개 객실을 운영 중인데요. 호스텔로 운영되던 곳을 매입해서 호텔로 탈바꿈하여 2019년 1월부터 운영 중이에요. 취미로 미술을 즐기다 보니 갤러리를 열고 싶은 니즈가 있었는데요. 갤러리가 많은 익선동 매물을 알아보던 찰나, 부동산에서 지금의 다다호텔 건물을 보여주더라고요.
처음에는 뜬금없다고 느꼈지만 ‘갤러리는 수익이 많이 나기 어려우니, 지하 1층에서 갤러리를 열고 위에서는 호텔을 운영하면 돈도 벌고 근사하겠는데?’ 하는 생각에 여기서 호텔을 시작하게 됐죠.
호텔을 운영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사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숙박업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호텔을 운영한다고 하니 주위 모든 지인이 염려했었죠.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을 때 숙소 운영을 해보신 분들이 찾아와서 위탁 운영을 맡겨달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숙박업에 대한 노하우 없이는 90%가 힘들어하니 위탁 운영을 하는 게 나을 거라면서요.
그래도 전 스스로 해보겠다며 직원 6명과 함께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8개월 만에 객실 점유율이 90%까지 올랐어요.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하니 제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호텔쇼에서 스위스 호텔학교 출신 매니저를 만나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전반적인 관리를 맡겼어요. 직원도 외주로 고용하고요.
점유율을 높인 후로는 좋은 호텔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겼죠. 다른 호텔과의 차별점을 고려했고, 앞으로 IT 시스템이 필수가 될 거라고 예상해서 모두가 ‘키오스크가 뭔데?’라고 생각할 때부터 일찍 도입했어요.
그때 ONDA 솔루션을 만났어요. 다른 솔루션들과 비교해보고, 직접 미팅하면서 ‘이거다’ 싶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고 도어락, 객실 관제 시스템(IoT) 등 제 돈 들여 설치했어요. (요즘 말로 ‘내돈내산’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게 웬걸? 코로나가 시작됐네요.
직원 6명에서 홀로서기
(2019년) 12월쯤 온다 솔루션을 갖췄는데 이듬해 2월부터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뚝 끊기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조금만 늦게 설치할 걸 그랬다며 후회했지만, 지나고 보니 이런 준비 덕분에 코로나 시국에 1인 운영으로 버틸 수 있었죠.
조금만 지나면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3월쯤 되니 더 심각해지더라고요? 당시 청소 직원 2명, 매니저 1명, 프론트 예약 관리 2명, 조식 담당 1명 등 총 6명의 직원이 있었는데요. 손님이 없으니 급여를 감당할 형편이 안 됐고, 결국 운영에 필수적인 청소 직원들마저 보내며 혼자 호텔을 운영하게 됐어요.
어쩔 땐 이 넓은 곳에서 혼자 잘 정도로 손님이 없었어요. (웃음) 제가 직접 객실을 청소하기도 하고, 객실을 모아서 한 번에 청소를 맡기는 등 인건비를 최소화했는데, 수입이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비용도 안 들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숙박업 문외한에서 IT 솔루션 마스터가 되기까지
현재 이용하고 있는 솔루션은 PMS(객실 관리 시스템), CMS(채널매니저), 도어락, 객실 관제 시스템(IoT), 키오스크, 그리고 위탁판매 등이 있어요.
PMS에서는 객실 현황 메뉴를 가장 많이 봐요. 청소, 재실 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한 번에 예약을 조회할 수 있거든요. 1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에어컨이나 조명이 꺼지는 객실 관제 시스템(IoT)으로는 전기료가 절반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봤고요.
또 혼자 숙소를 운영하면서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게 쉽지 않아 위탁판매를 통해 도움을 받고 있어요. ONDA에서 가동률에 맞게 요금을 낮추거나 높이고, 프로모션을 통해 더 많은 판매가 일어나게 해주죠. 대부분의 예약은 PMS로 알아서 연동되지만, 간혹 수동으로 들어오는 예약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예약을 생성해주시기도 하고요. 직원을 여럿 두지 않고 솔루션만으로 예약 관리와 판매까지 해결한 거죠.
무엇보다 1인 운영의 노하우는 키리스(Keyless)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스마트 폰키(Smart Phone Key)를 사용하는 데 있어요.
프론트에서 체크인하지 않아도 제가 미리 문자로 보내드린 폰키 링크를 클릭하거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객실을 이용할 수 있거든요. 객실과 연동된 폰키는 예약 발생 시 PMS에서 자동으로 생성되고, 비밀번호 역시 체크아웃 후 자동으로 변경되니 보안을 걱정할 일도 없어요. 만약 폰키가 없었다면 고객이 올 때까지 리셉션에서 계속 기다려야겠죠.
물론 고객 연락처가 없는 판매 사이트도 많아요. 예를 들어 외국인이 에어비앤비로 예약하는 경우 전화번호를 알기 어렵잖아요? 그럴 땐 에어비앤비 메시지 창으로 폰키를 보내드려요. 또 다른 판매 사이트는 챗봇을 이용하기도 하고, 이마저 어렵다 싶으면 이메일이나 SNS 등으로 연락하고요.
외국인 한국인 할 것 없이 모든 여행객은 휴대폰을 항상 확인하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링크를 보내는 거죠.
이외에 밤늦게 방문하시는 경우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인하시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간혹 나이 드신 분들은 키오스크 사용을 불편해하셔서 카드키를 드리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죠.
물어보기 전에 먼저 알려드려요
물론 폰키만 보낸다고 혼자 운영이 가능하진 않아요. 수많은 전화가 걸려 오거든요. “위치가 어딘가요?”, “얼리체크인 가능한가요?”, “레이트 체크아웃은요?”
일일이 응대하느라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요. (웃음)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판매 사이트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에는 ‘빠른 답변’ 기능이 있더라고요. 메시지가 자동으로 보내지도록 작성하고 예약하는 거죠.
예약이 들어오고 5분 뒤에 주소나 주차장 정보 등을 보내도록 설정해뒀어요. 예약 전날은 내일이 체크인 날이라고 다시 알려드리고, 당일에 폰키를 보내드리죠. 마지막으로 체크아웃하는 날에는 인사와 함께 레이트 체크아웃 방법도 안내하고요.
‘우리 숙소는 3시 이후에 체크인할 수 있으며, 체크인 당일에 받은 폰키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고 고객을 반복 훈련하는 거예요.
주말에 만실인데도 전화가 한 통도 안 오더라고요. (웃음)
고객도 ‘오히려 좋아’
폰키는 고객이 체크아웃 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에도 자동으로 반영돼요. 고객이 체크아웃했는지, 카드키는 회수했는지 하나하나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죠.
저뿐만 아니라 투숙객들도 좋아하더라고요. 후기를 보면 체크인, 체크아웃이 너무 편했다고들 하세요.
저만 해도 다른 호텔을 방문했을 때 체크인하려고 3시부터 줄을 서고, 특히 대형 호텔일 경우 객실이 많으니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린 적이 있었어요. 어떤 호텔은 예약 번호를 누르면 카드키가 나오는 키오스크 4대를 구비해뒀는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내하는 직원 두 명이 옆에 서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호텔은 체크인을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고, 사람을 많이 마주칠 일이 없으니까 훨씬 편리한 거죠.
또 가족 단위 고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데요. 4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카드키 하나로는 각자 자유롭게 다닐 수 없잖아요. 폰키는 다른 가족을 기다리거나 마중 나갈 필요 없이 링크를 복사해서 언제든 객실을 드나들 수 있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야간·교대근무 대신 9 to 6
많은 호텔이 체크인, 체크아웃 과정을 위해 야간근무와 오전 근무를 교대로 진행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IT 솔루션으로 그런 과정을 간소화해서 저는 흡사 공무원처럼 일하고 있어요. 혹시나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호텔에서 잠을 자긴 하지만, 일과는 오후면 끝나거든요.
폰키 발송은 익숙한 루틴이라 30분이면 끝나요. 오후에는 별일 없으면 취미 생활을 즐기러 갑니다. (웃음) 항상 태블릿PC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밖에 있거나 가끔 여행을 가더라도 예약을 처리하는 데 문제없어요.
자연스레 늘어난 매출
코로나 시기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매출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요. 최근 들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객실 점유율이 올라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로 회복했어요.
또 코로나 이전과 매출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그땐 인건비 지출이 컸는데, 지금은 체크아웃부터 체크인 시간까지만 일하는 하프타임 청소 인력을 고용하고 있어서 인건비를 천만 원 이상 줄였어요.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니 순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답니다.
단순히 매출이 많은 것보다 실질적으로 남는 수익이 중요하잖아요?
끝없는 개선과 서비스의 간소화
혼자 운영하면서 매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끝없이 개선하고 서비스를 간소화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호텔 베딩(침대 시트 정비)을 하려면 무거운 매트리스를 들어야 해서 남자들도 굉장히 힘들어해요. 다른 사장님들은 모르실 수도 있지만, 저는 코로나 시국에 직접 해봐서 그 어려움을 알거든요. (웃음)
그래서 지금은 모서리 각을 미리 잡아 재단한 시트를 사용해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투숙객에게 깔끔하게 보일 수 있으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을 택한 거죠.
또 코로나 이전에는 조식을 제공했던 터라 부활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결국 제공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라면 조리기를 비치했습니다.
무언가 한 가지를 없앤다고 해서 바로 1인 운영이 가능하진 않아요. 호텔 시스템의 부분마다 들어가는 에너지를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죠. 체크인 시스템의 간소화를 위해 폰키를 도입하고, 객실 청소를 효율적으로 하고자 베딩의 방법을 바꾸는 것처럼 눈앞의 작은 부분부터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고 있어요.
로봇, 그리고 2호점
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에요. 요즘 식당을 보면 서빙하는 로봇이 많은데, KT에서도 호텔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했더라고요. 엘리베이터만 있으면 직접 응대하지 않고도 투숙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로봇이 가져다주니까 훨씬 효율적일 거로 생각해요. 객실에서 자주 요청하는 게 생수, 수건, 그리고 리모컨밖에 없거든요.
또 제가 편하게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 친구들도 호텔 운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웃음) 언젠가는 퇴직한 친구들과 함께 2호점을 열 날도 오지 않을까요?
새로운 변화를 망설이는 운영자를 위해
주변에서도 종종 고민을 털어놓는 호텔 사장님들이 계세요. 변화하고 싶지만, ‘직원 없이는 운영하기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혼자 운영하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정말 편해요. (웃음) 객실 수에 따라서 최소한의 직원은 있어야 하겠지만, 직원 입장에서도 정말 편할 거예요. 매일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게 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교육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키오스크 같은 비대면 시스템은 ‘이상한' 게 아니라 ‘익숙한' 것이 되었잖아요. 고객이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한번 바꿔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인 운영이라고 해서 혼자 모든 걸 할 필요 없고 PMS, IoT, 키오스크 등 다양한 IT 솔루션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디지털 시스템 전환을 통해 절감한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 좋은 침구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호텔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들 거라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