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위와 같이 여행산업 전반에 대해 다뤘는데요. 어쩌면 이는 모두 호텔 브랜딩과 관련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SNS가 부각되는 시기인 만큼, 브랜딩이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브랜딩을 통해 일반 고객을 호텔에 끌어들이는 것은 가장 기본이고, 이와 별개로 매출을 점프업시킬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안으로 MICE를 꼽을 수 있는데요.
MICE 산업은 무엇이고, 왜 유치해야 할까요?
MICE는 기업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를 칭하는 서비스 산업의 줄임말입니다.
비즈니스 관광이라 부르기도 하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고객을 유치하는 관광산업과는 다소 다릅니다. 회사 또는 단체에서 전체의 통솔을 위해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해야 하죠. 따라서 행사 진행자가 인솔하기 편리한 장소나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우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호텔 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 직원이 20명인 회사에서 제주도에 위치한 호텔로 2박 3일 워크숍을 간다고 생각해볼까요? 남자 직원 16명과 여자 직원 4명일 경우 2인 1실을 이용할 테니 객실만 해도 10객실X2박, 즉 20객실이 판매되는 것이죠. 보통 1일 차에는 세미나를 진행하므로 세미나실과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하겠죠? 1일 차 저녁으로는 1인당 35,000원 상당의 제주 흑돼지 바비큐를, 그리고 2일 차와 3일 차에는 조식만 먹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예시로 살펴보면 F&B와 Banquet(단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회)의 비용을 통해 일반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 큰 매출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인원이 20명이 아닌 30명, 50명, 혹은 100명이라면 어떨까요? 게다가 주말이 아니라 주중이라고 생각해보면 공실률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많은 매출을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MICE를 유치하면 브랜딩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매출 상승에서 왜 갑자기 브랜딩 효과를 말하는 걸까요?
이전부터 말씀드렸듯이 결국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만들어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MICE의 담당자는 거의 예산이 정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경험을 주길 원하는데, 대부분은 제공하는 경험이 비슷하죠.
그렇기에 단순히 담당자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보다 호텔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오히려 담당자에게 제안한다면 브랜딩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MICE를 잘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 저의 경험을 토대로 3가지 TIP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MICE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행사 진행자이다
‘호텔에 방문하는 50명의 단체 손님이 더 중요하지 않나? 행사 진행자가 제일 중요하다고?’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텐데요. 사실 많은 단체 손님 중 호텔에 재방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바로 행사 진행자입니다.
행사 진행자의 특성상 한 호텔에서 만족도가 높다면 비슷한 조건으로 행사 의뢰가 들어왔을 때 그곳에 재방문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만약 행사 진행자가 불만족할 경우 행사를 다시 유치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안 좋은 경험의 소문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호텔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좋은 경험의 소문도 마찬가지로 빨리 퍼지고요.
이때 만족도와 경험은 단순히 업장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경험상 업장은 굉장히 훌륭했던 반면, 서비스가 따라오지 못해 재방문하지 않은 경우도 왕왕 있었습니다. 행사 진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을 때 ‘우리는 그렇게 해 본 적이 없다.', 혹은 ‘우리 호텔에서 그런 방식은 불가능하다.'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마음속으로 ‘아, 여기는 다시 방문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따라서 MICE를 잘 유치하기 위해서는 행사 진행자의 인솔과 통솔을 위한 이해와 협조가 따라야 지속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단체가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라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도권으로 간다면 작은 운동장 내지는 족구장을 보유한 숙소가 꽤 있습니다. 물론 이가 구비되지 않은 곳과 비교한다면 아주 훌륭하지만, 대부분 족구나 풋살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시설적인 것뿐만 아니라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한다면 어떨까요?
몇 년 전 양평의 어느 숙소에서 80명 규모의 단체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행사 진행자는 행사의 진행자이면서 심판이자, MC를 겸합니다. 그런데 해당 숙소는 업주분께서 축구 심판 자격증부터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이 있으시다며 직접 심판과 MC를 맡아주시더군요. 심지어는 도구도 보유하고 계셔서 편하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별도로 섭외했을 때 드는 비용(진행비, 보조 스텝비, 도구 사용료 등 생각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보다 훨씬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요.
단체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하나의 브랜딩이 될 수도 있는 요소인데요. 예를 든 것처럼 축구 심판 자격증이나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단순히 족구장을 구비하는 것 말고도 레크리에이션 진행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거나, 간단히 룰을 정리한 룰북(RuleBook)을 준비하여 전문 강사가 아니더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거나, 또는 주변 명소나 액티비티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브랜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대행사에 영업하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행사에 영업하는 것에 있습니다.
MICE 유치에 가장 중요한 고객은 행사 진행자라고 말씀드렸는데요. 행사 진행자가 있는 곳이 보통 대행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주분은 일반 여행객 대상의 영업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대행사 영업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다시 첫 번째 팁으로 돌아가면 MICE 유치에는 행사 진행자가 가장 중요한 고객이고, 그렇기 때문에 행사 진행자가 있는 대행사에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평일 위주의 MICE 연계 프로그램 제안서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 이렇게 영업하더라도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기업 대상, 그리고 일반 고객 대상 모두를 잘 유치하고 진행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인데요.
기업 대상으로 많이 유치하고자 한다면 일반 여행객들로부터 시끄럽다, 복잡하다 등의 컴플레인이 발생할 것이고, 일반 고객을 더 생각한다면 그로 인한 제약으로 단체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평일에, 일반 여행객은 주말에 유치하는 것으로 원칙을 정해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MICE 유치를 위한 3가지 팁을 알려드렸지만, 사실 모두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방정식을 푸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정답은 사람에게 있으니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정답을 계속 찾아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인가요?
03.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 이제는 가성비보다 가심비 여행
04. 호텔 매출 상승을 위한 방안, MICE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