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DA는 많은 숙소가 더 쉽고 편리하게 객실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자 솔루션 기업이에요. 2016년 설립 이후 현재 5만 개 이상의 숙소가 온다를 통해 객실을 판매하고 있고, 야놀자, 네이버, 에어비앤비 등 국내외 40개 이상의 OTA와 제휴가 되어있는 등 매년 꾸준히 성장해왔죠. 국내 최초 에어비앤비 우수 파트너, 구글호텔 국내 첫 파트너로 선정되며 글로벌 기업과도 탄탄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그 결과 미국 여행 전문 리서치 기업 스키프트(Skift)가 선정한 ‘글로벌 PMS 벤더’에 국내 기업 중 최초로 34위에 이름을 올렸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에는 2022 ~ 2023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ONDA가 이렇게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좋은 인재’를 발굴했다는 점도 한 몫 할 겁니다. 온다는 어떤 채용 철학을 가지고 좋은 인재를 발굴해왔을까요?
*본 글은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캠페인을 통해 교육의봄에서 발행한 인터뷰 기사를 일부 편집 및 재가공하였습니다. 원문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안녕하세요, ‘기술로 숙박업계를 혁신한다’는 비전을 갖고 온다라는 회사를 창업한 지 7년 차인 오현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발명가라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미술 조소 시간에 보니까 제가 손재주가 없더라고요. (웃음) 좌절하던 와중에, 초등학교 때 컴퓨터를 처음 알게 됐어요.
손재주가 없어도 컴퓨터로 뭔가를 만들 수 있고 이걸 통해서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 생활을 했었어요. 그러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제가 원하는 만큼 세상에 이로운 걸 주기는 어렵겠다 싶더라고요. 결국에는 기업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유의미한 것을 만들어 세상에 좋은 기여를 하고 싶어서 개발자를 택했던 건데, 사실 게임은 그다지 원하던 분야는 아니었어요. 큰 꿈을 꾸려면 더 큰 세상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하고 미국에 갔죠.
본래 목적은 MBA였지만, 막상 가보니 MBA보다는 경험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서 한인 사회를 많이 돌아다녔어요. 한인 사회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눈에 띄던 게 뉴욕에 즐비한 한인 민박이었어요. 사장님들이 저처럼 기술에 아주 친숙한 분이 아니다 보니까 예약을 하나하나 장부에 적어서 힘들게 관리하고 계시더라고요. 효율적인 방식이 아닐뿐더러 투숙객 입장에서도 좋은 경험이 아니었던 거죠.
막상 묵어보니 너무 좋은 숙소였고 해외에서 ‘한인’들이 주는 공동체가 좋더라고요. “한인 민박 사장님들이 하는 비즈니스가 충분히 의미 있는데, 내가 가진 기술로 소비자들한테 조금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호텔을 예약하고 투숙한 경험은 다들 해보셨을 텐데요. 그 뒷단에 예약 시스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마 상상해 보신 적이 없을 것 같아요. 온다는 B2B 기업이다 보니까 여러분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셔야 하는데요. (웃음)
객실을 최대한 많은 온라인 플랫폼에 노출해야 예약이 많아질 텐데, 노출하는 곳이 많아지면 중복예약이 발생할 수 있어서 재고 관리나 판매가격 관리가 가장 어려워요. 예를 들어 A라는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5월 1일 ‘좋은 채용’이라는 객실을 예약하면, 다른 플랫폼에서는 재고가 없다고 나와야 하잖아요. 이런 예약정보를 나머지 채널에 알려주지 않으면 중복예약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이때 중복 예약에 대한 책임은 숙박업주들한테 있거든요. 페널티가 발생하거나 돈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여러 숙박 예약 채널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온다 허브’를 통해 여러 채널의 통합 판매 시스템을 제공하게 됐죠.
온다(ONDA)가 창업할 당시에 포커스를 두었던 건 펜션이었는데요. 지금은 호텔까지 확장해서 온다 허브를 통해 여기어때, 야놀자, 아고다, 에어비앤비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예약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미 중소형 숙박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플랫폼을 제공해 드리며 데이터베이스가 저희에게 많이 모여있던 덕분에 호텔과도 손잡고 일할 수 있었죠.
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숙소 운영에 필요한 일종의 ERP 같은 툴인 PMS(주로 호텔에서 사용하는 객실 관리 시스템)를 만들어 제공해 드리는 것까지 하고 있어요.
우선 아주 일반적인 전형이 있어요. 서류 전형,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 순서로 진행되고요. 여기까지 마치고 나면 저희가 채용 여부를 알려드리는 방식이에요. 서류 단계에서는 저희와 핏이 얼마나 맞는지 보고, 서류가 통과되면 HR 쪽과 실제 실무 리더분들하고 1차 인터뷰를 해요. 1차 인터뷰를 통과하시는 분들에 한해서 저나 경영진과 함께 회사 인재상에 얼마나 맞는지 보는 2차 인터뷰가 진행돼요. 이후에 최종 인사 여부를 판단합니다.
공식적인 전형 외에 정말 열정 있는 지원자가 티타임(대화)을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서 별도의 전형도 진행하고 있어요. 서류라는 게 ‘텍스트’다 보니까 그 사람의 깊은 이야기까지는 들여다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티타임은 이 사람의 뿌리 밑에 있는 철학과 가치관까지 알 수 있는 자리에요. 티타임을 통해서 이 사람이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보는 거죠.
자유 양식 이력서를 활용하고 있어요. 이력서 포맷이 정해져 있으면 결국 그 틀에 자기를 맞출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좋은 역량이나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알아볼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얀 도화지에 자기의 에너지나 열정, 역량을 표현한 것이 저희에게 와닿는다면 저희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좀 생뚱맞지만 제 어렸을 때 경험을 한번 들려드리고 싶은데요. 최신형 컴퓨터를 갖고 싶어서 잡지에 응모했는데 1등으로 당선된 경험이 있어요.
새하얀 관제엽서에 주소랑 정답 등을 적어서 응모하게 돼 있었는데, 관제엽서 뒷면을 빈 채로 보내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 컴퓨터가 왜 필요하고 이걸 통해서 뭘 하고 싶은지를 깨알같이 적어서 보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걸 뽑아주시는 분이 박스에 있는 엽서들을 보다가 뭔가 까맣게 적혀 있는 엽서를 뽑아봤더니 좋은 사연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기왕 줄 거면 이 친구한테 주자”해서 제가 받게 된 거고요.
이런 경험이 제가 인생을 자신감 있게 주도적으로 사는 계기가 됐어요. 지원자분의 학력보다 스스로 가진 에너지를 잘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ONDA 채용 프로세스에도 반영했어요.
학력을 적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왜 특별한지, 그리고 온다에서 뭘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어필하고 저희가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단계인 직무 면접은 HR팀장이 동행해서 두 가지를 봐요. 저희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현재 현업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을 위한 각자의 JD(직무 기술서)가 있어요. 이걸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를 실무 리더들이 함께 참석해서 꼼꼼히 체크해요. 실무 능력과 함께 회사의 인재상에도 맞는 분들인가를 2차 인터뷰를 통해서 판단하는 거죠.
네, 전형마다 다른데요. 과제를 따로 드리거나 사전에 전화 인터뷰를 하는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온다는 다양한 직무의 구성원들이 필요하고 각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다르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채용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요.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원자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꾸며지지 않은 스토리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차 인터뷰에서는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공부도 하고, 직무에 맞는 사람임을 어필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오시잖아요. 어떻게 보면 회사에 너무 맞추려고 하셨던 분들은 사실은 안 맞는 거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2차 인터뷰에서는 되도록 지원자가 살아온 스토리와 꿈을 들어보면서 지원자가 가슴 깊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가고자 하는 인생의 여정과 우리 회사가 얼마나 맞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보통 제 인생 얘기를 먼저 하면서 긴장을 풀어드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이제 지원자분의 인생 이야기를 해주세요” 하면서요. 그러면 지원자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거든요.
또 이제는 직원이 많아지다 보니 인터뷰 때 빼고는 일하면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임원 면접 때 지원자가 뭘 원하고 있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메모장에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ONDA에서 성장하면서 커리어 패스가 변경될 경우, 제가 인사 총책임자로서 그걸 참고해서 인사에 반영하려 합니다.
크게 정리하자면 주도적으로 문제점을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사람, 그리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에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그에 따른 정답도 계속 바뀌고 있죠.
그래서 정답만을 쫓기보다는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역량인 것 같아요. 문제를 얼마나 잘 발견하고 해결하려 하는지, 그리고 과거에 해결해 봤는지를 중요한 덕목으로 보고 있어요. 이런 것들을 하나씩 실행하려면 그만큼 합리적이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해요. 당연히 책임감도 있어야 하고요.
온다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굳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채용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저는 아니라는 관점이 있어요. 특성화고의 경우 대부분이 일찍부터 자기의 적성을 발견하고 그 과로 지원하신 분들이거든요. 그런 사람은 이미 특정한 분야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예를 들면 성적에 맞춰서 컴퓨터공학과를 간 사람과 자기가 좋아서 컴퓨터를 택한 사람과의 사이에는 열정의 차이가 존재해요. 대학이라는 게 사람의 성실성을 포함한 여러 가지를 판단하는 정보 중 하나이긴 하지만 모든 걸 말해주지 않는 것처럼 특성화고에 다니는 사람이 직업에 대한 열정이 훨씬 남다를 거라는 믿음이 저 스스로에게 있어요. 그런 분들께 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요즘처럼 개발자 채용이 힘든 상황에서 서로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봐요.
“기업의 채용 방식이 바뀌면 교육도 바뀔 것. 교육과 채용의 선순환 구조를 믿어요."
제가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는데요.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오신 분들과 대화하고 일하다 보면 이분들은 주로 정답, 그리고 빠른 방법을 찾아요. 이런 특성이 어디서 왔나 생각해 보니까 ‘나는 좋은 대학교를 가야 하고,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선 남들보다 적은 시간에 정답을 만들어야 한다.’ 이거인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분들이 생각보다 문제 해결 능력은 부족하신 것 같았어요. 공식에 맞춰 문제를 푸는 것들은 너무 잘 해왔는데 스스로 공식을 정의하는 건 해본 적이 없는 거죠.
또 근본적으로 어디서부터 출발했을지 살펴보니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인·적성을 보잖아요.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정답에 꿰맞춰서 체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내 모습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모습에 나를 맞추고 있는 거죠. 이러한 방식이 결국에는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로 내려오는 거예요.
우리가 자본주의에 살다 보니까 “너 이렇게 이렇게 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어. 편안하게 살 수 있어”라는 걸 계속 얘기하고 있잖아요. ‘내가 명문대 나오면 적어도 밥은 굶지 않겠지’ 이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자기만의 에너지와 역량이 있다면 얼마든지 점프업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요. ONDA처럼 소위 말하는 스펙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많아진다면 교육과 채용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