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 국토교통부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를 통해 신규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해서 「공중위생관리법」의 숙박업 신고 필요 시설임을 명확화하고,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공고 시 ‘주택 사용 불가・숙박업 신고 필요' 문구를 명시토록 건축물 양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존에 생활형 숙박시설로 숙박업을 등록하고 주택으로 사용하는 경우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둬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고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죠.
이 말인즉슨 다른 부동산과 달리 세금 혜택이 많아 주거용으로도 악용되던 생활형 숙박시설을 더 이상 주택으로 사용할 수 없고 새로 오픈하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포함하여 모두 숙박업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생활형 숙박시설의 객실 수는 총 6만 4,923개에 달한다고 합니다(2019년 6월 30일 기준). 어떻게 보면 제대로 운영되지 않던 6만 개가 넘는 객실이 숙박 시장에 등장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과연 이 정책 발표가 숙박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생활형 숙박시설의 등장에 따른 숙박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기에 앞서, 생활형 숙박시설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이란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의 법적 이름으로, 쉽게 말해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로 보시면 되는데요.
생활형 숙박시설을 법률상 정의로 살펴보면 크게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고 있습니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 말하는 숙박업(생활)이 곧 생활형 숙박시설을 의미하며, 일반 숙박시설과 생활 숙박시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취사 시설이 있는지에 달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취사 시설이 제외되는 일반 숙박시설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호텔, 모텔 등이 있겠지요? 생활형 숙박시설은 이와 달리 취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활이 가능한 호텔, 즉 레지던스 호텔로 볼 수 있습니다.
레지던스에 대한 개념은 꽤 오랜 시간 전에 생겼지만 이를 합법화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숙박 형태로 등장한 생활형 숙박시설, 그 시작과 배경은 어떠했을까요?
생활형 숙박시설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서비스드 레지던스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88년 그랜드 힐튼 호텔이 88 서울 올림픽을 겨냥하여 일부 객실을 아파트형으로 개조하여 운영한 것이 레지던스 개념 도입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같은 해 스위스그랜드호텔은 외국인 장기체류자를 겨냥하여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국내 레지던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90년대 중반까지 평균 객실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이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 장기체류자를 대상으로 했던 서비스드 레지던스에서 객실 별로 분양받아 운영하는 ‘한국형 레지던스’가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즉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투자자에게 분양하고, 동시에 운영을 위탁받아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부동산 투자의 개념으로 확장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레지던스 업체들이 장기투숙객뿐만 아니라 단기투숙객까지 타깃 범위를 넓히면서 호텔과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외국의 호텔 체인에 위탁경영을 맡기던 일부 호텔 브랜드는 가족호텔업으로 전환하였고, 객실 분양을 기반으로 한 국내 자생 브랜드만 남게 되었죠.
장기임대와 단기숙박 모두 가능하다 보니 분양 후 객실에 거주하는 수분양자도 늘어났고, 주거와 일반 단기숙박의 경계에서 결국 2010년, 한국관광호텔업협회가 레지던스를 불법 영업으로 고발하며 서비스 레지던스는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7월 보건복지부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레지던스를 합법화할 수 있는 ‘체류형 숙박시설'을 추가하였고, 이후 일반숙박업과 비교해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업'으로 명명되면서 명확한 법적 지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때 정부 부처 간 소통의 부재로 행정안전부는 생활 숙박시설이 호텔과 달리 취사할 수 있고 거주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전입신고를 허용했지만, 국토부에서는 생활 숙박시설을 임시로 거주하는 숙박시설로 분류해 아파트에 적용되는 전매 제한 대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으면서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는 피할 수 있는 절세형 투자 상품 ‘생활형 숙박시설'이 탄생했고, 이는 곧 아파트나 주거형 오피스텔로 준공한 뒤 숙박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등 주거형의 모습으로도 정착되었습니다.
(출처 : 호텔앤레스토랑, 2021.04.19, 오피스텔과 호텔의 갈림길에 선 생활형 숙박시설)
생활형 숙박시설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2020년까지 생활형 숙박시설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A) "생활형" 숙박시설
오피스텔처럼 임대가 가능한 시설
B) 생활형 "숙박시설"
호텔식으로 숙박업 운영이 가능하면서, 객실 안에는 생활에 적합한 주방, 세탁기 등 주거 시설이 갖추어진 시설
즉, 오피스텔처럼 임대할 수 있었고, 원한다면 숙박업으로 등록하여 직접 운영도 할 수 있는, 한마디로 좋은 수익형 부동산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오피스텔과 비슷하지만, 세법상 주택에 해당하는 오피스텔이 ‘7.10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 세율이 인상되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의 절세 혜택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던 각종 세금으로부터의 혜택을 받으면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일반 아파트나 오피스텔과 달리 준・주거 및 상업지역에 들어설 수 있기에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2021년에 들어서며 정부는 B)의 의미에 무게를 두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해 숙박업의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글의 도입부에서 언급했듯, 국토부에서 지난 1월 15일에 발표한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주택으로서의 사용을 금지하고 숙박업으로 신고하도록 한 것에서처럼 말이죠.
이렇듯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어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시장에 투자하고 있을까요?
생활형 숙박시설의 매력을 다시 짚어보자
먼저, 앞서 언급한 생활형 숙박시설이 주목받는 이유이자 장점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1.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주택이 아니므로 2. 대출도 많이 받을 수 있고, 3. 청약 신청 시 청약 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4.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같은 규제로부터 자유로우며, 건축법에 따르기 때문에 5. 전매 제한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계약 즉시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매 제한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업시설이기 때문에 6. 교통 접근성이 좋은 요지에 지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취사가 가능하면서 오래 묵을 수 있는 시설 중 콘도와 비교했을 때 일반 콘도는 관광진흥법에 규정되어 있어 호별 분양이 금지되어 있지만, 생활형 숙박시설은 객실마다 나눠서 판매, 소유, 거래할 수 있습니다. 즉, 7. 객실마다 개별 등기가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생활형 숙박시설에 투자하고 있을까?
따라서 분양 후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고려하시거나,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다주택자에 해당하여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투자하기 힘든 분들께서 생활형 숙박시설에 많이 투자하시는 편입니다.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오랜 기간의 공실은 관리비, 이자금, 대출금 상환 등이 수분양자에게 큰 위험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단기 숙박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형 숙박시설의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생활형 숙박시설 시장의 문제점은 없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활형 숙박시설은 결국 숙박업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분양자는 숙박업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므로 직접 운영하시기보다는 운영사에 위탁 운영을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거나 숙박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운영사들에 위탁되는 경우가 많아 수분양자의 피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죠. 따라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수분양자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신뢰를 주는 운영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 이전까지는 숙박업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었는데요. 이제는 PMS(호텔 자산관리 시스템), 도어락 시스템 등 IT 기반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생활형 숙박시설 의미와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시간에는 생활형 숙박시설과 관련된 법률 상식을 차근차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SoTA Collection
SoTA Collection은 ONDA의 PMS와 IoT 등 IT 솔루션과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위탁 운영 산업의 성장을 위해 고민합니다.
생활형 숙박시설, 혹은 위탁 운영 서비스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