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8
숙소타입: 펜션
주소: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새나루길 16
객실타입: 2인실(최대 3인/4인), 4인실(최대 8인)
부대시설: 카페 자그마안, 옥상, 숯불 바베큐 그릴, 가스 그릴, 서핑강습 제휴 등
주변관광지: 죽도정, 죽도 방파제, 죽도해수욕장, 인구해수욕장, 광진해변, 휴휴암, 남애항, 하조대 등
남편) 안녕하세요, 죽도해변 앞, 탁 트인 바다를 양쪽에 낀 양양 티미하우스입니다. 저희는 이곳을 가꾸어나가고 있는 김주형, 김화진이라고 해요.
티미하우스는 2018년 6월에 신규 오픈한 펜션으로 2인실과 4인실 등 총 객실 수가 4개뿐인데요. 숙소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저희 부부끼리 잘 운영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터라, 인력을 따로 고용하지 않고 오픈부터 지금까지 둘이서 함께 일해왔어요.
아내) 티미하우스를 시작할 당시 성수기 시즌을 바로 맞이해 남편은 살이 5kg이나 빠질 정도로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의 노하우도 금방 쌓이고 재미있었어요. 양양 지역을 찾아오시는 서퍼분들을 비롯해 젊은 손님들과 커플, 가족 단위 등 다양한 고객층을 맞이하고 교류하다 보니 항상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남편) 아이들이 어릴 적 필리핀 세부로 떠나 약 10년 정도 살다가, 아이들이 다 크고 저희만 귀국하며 강원도에 자리를 잡았어요. 과거 가족여행은 무조건 강원도로 갈 정도로 좋아했기에, 한국에 돌아가면 늘 여기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이때 안정된 생활을 위해 거주와 함께 숙박업 운영을 고려했어요.
다만 오랜 외국 생활로 국내 상황을 잘 몰라 속초, 고성, 양양 등 강원 지역을 약 1년 넘게 돌아다니며 좋은 입지를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양양이 좋다는 소식을 들었죠. 양양은 젊은 친구들이 서핑을 즐기는 핫플레이스이자 고속도로 개통 등 교통도 많이 발전한 도시에요. 특히 서울에서 넉넉히 2시간 반 정도면 도착해, 수도권과 가깝다는 장점까지! 최종 선택지로 딱 맞았죠.
아내) 외국으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 스테이크 하우스 카페를 운영했었는데요. 그때 자연스레 커피에 관심을 두고 취미 삼아 사회교육원의 커피 전문가 과정을 밟았어요. 국내 커피 문화의 초창기 시절이라 바리스타 자격증은 따로 없었지만, 커피의 대가 박이추 선생님과 전광수 선생님께 직접 커피를 배웠었죠.
그때 선생님들과의 인연이 꾸준히 엮여, 남편도 그 영향으로 한국에 돌아와 핸드드립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했어요. 특히 저희 카페 ‘자그마안’의 커피는 전광수 선생님이 직접 볶은 원두를 받아 쓰고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숙소 오픈도 도와주시고 이후 하루 묵고 가시기도 했어요.
아직 양양에 전문, 고급 커피 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았어도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어요. 남편이 내린 핸드드립 커피가 정말 맛있거든요. (웃음)
남편) 처음 이곳을 지을 때 건축가분들이 1층을 객실로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카페를 만들었어요. 객실을 안 짓고 돈을 덜 벌더라도 편안한 쉼터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카페 ‘자그마안’은 투숙객에겐 휴식 공간이, 커피 내리기를 좋아하는 저희에겐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어요. 규모가 작은 대신,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다른 숙소의 투숙 경험이나 티미하우스의 장단점, 같은 자영업자로서 운영 팁을 알려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숙소 운영에 도움도 받아요. 저희에게 ‘자그마안’은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가 되는, 소소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아내) 사실 숙소와 카페명 모두 제 아이들의 이름을 붙이려고 했어요. 큰아이의 영어 이름이 Fred, 작은아이가 Timmy인데요. 아들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만큼 이모 집에 왔다 간다는,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펜션 명을 둘째 이름을 딴 ‘티미하우스’로 지었어요. 이후 정말 조카처럼 친해진 고객도 있고요.
이후 큰 아이의 이름을 카페에 쓰려 하니 본인이 반대하더라고요. 첫째가 현재 요리사인데, 나중에 자신의 이름을 건 음식점을 열 예정이라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이유였죠. 아쉬웠지만 그 의견을 존중하고자 이 공간에 어울리는 카페명을 다시 생각해야 했어요. 그런데 저희 카페가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작으니 ‘자그마안’이란 단어를 떠올렸답니다.
아내)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애국자가 된다 그러잖아요. (웃음) 한옥의 편안한 느낌이 좋아 숙소에 한국적인 부분을 많이 녹이고 싶었어요. 마침 이 지역에 건축설계로 유명하신 분이 계셔서 부탁을 드렸는데, 전통 한옥보다는 현대적인 느낌과 융합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20년 정도 된 건물을 뼈대만 남겨놓고 완벽히 고쳤는데 덕분에 모던하고 깔끔하면서도 곳곳에 창호와 한옥 문살, 처마 모양의 장식 등 한옥 개념의 요소를 잘 나타낸 숙소가 완성되었어요.
남편) 숙소 외관의 주황색은 양양군 지정 대표색으로, 건축가분께서 이를 응용해 건물을 꾸며주셨어요. 밝은색이다 보니 저희도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는데 지나가시는 분들이나 고객께서 예쁘다고 말씀해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가셔서 뿌듯해요.
옥탑방은 기존 구조를 조금 손본 정도라 완벽하진 않아요. 사실 옥상을 루프탑으로 꾸며볼까 생각도 했는데, 바닷가인 탓에 바람이 매우 세게 불어서 안전 문제로 인해 욕심을 접었어요. 마음만큼 많이 꾸미지 못해 아쉽지만, 투숙 고객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두었답니다.
아내) 여자아이와 함께 방문해주신 한 부부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저희 옥탑 객실을 이용하셨는데, 루프탑에서 식사와 와인 한잔하시며 분위기가 너무나 만족스러워하셨죠. 아이 엄마의 어렸을 적 기억인 시골 바닷가 풍경을 생각하고 예약했는데, 실제 그 풍경은 아니지만 티미하우스도 바다가 가까워 어릴 때 추억과 오버랩되는 느낌을 받으셨대요.
이분께서 다녀가신 후 본인 블로그에 후기를 남겨주셨는데, 알고 보니 유명 블로거시더라고요. 후기에는 숙소 명이나 다른 정보가 일절 담기지 않았지만, 그 글을 보고 숙소가 어딘지 궁금해하고 댓글로 질문해 직접 찾아온 팀이 세 팀이나 계셨어요.
저희가 나이가 있어 SNS를 하기도 어렵고, 홍보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감사했죠. 이외에도 그 블로그 속 숙소 사진에 카페 이름이 살짝 노출되었는데, 그 사진 하나를 자세히 보시고 정보를 물어물어 찾아오시는 분도 계셔서 참 신기하고 기억에 남아요.
남편) 양양에서 1년마다 전국 서핑대회를 개최하는데,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분이 자녀의 대회 참가를 위해 3일간 함께 묵고 가신 적이 있어요. 제가 서핑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핑은 예의를 중요시한다는데 자녀분이 참 예의 발랐어요. 결국 그 학생은 주니어 분야에서 1등을 해, 고운 마음씨가 좋은 결과를 낸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죠.
또 저희가 숙소 운영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학생 부모님께서 숙소 운영 선배로서 조언도 이것저것 많이 해주셔서 오히려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단순히 숙소 운영자와 손님의 관계를 떠나 자연스레 소통이 잘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남편) 저희도 많은 숙소를 다녀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청결인 것 같아요. 아무리 겉이 멋있어도 안이 지저분하다면 여행 전체의 기억이 엉망이 될 수 있거든요. 침구류 세탁이나 청소를 외부에 맡겨볼까도 생각했지만, 믿음이 안 가더라고요.
지금은 저희가 빨래부터 다림질까지 직접 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며 작업하니 청결에 관해서도 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아직은 제 체력이 괜찮고 객실 수가 적어 가능한 부분이에요. 티미하우스가 고급스럽거나 화려하진 않아도, 그 정성은 가득 담겨 있죠.
아내) 이윤을 따지기보다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아요. 초창기 투숙고객 전체에게 커피나 음료를 무료제공하는 오픈 이벤트도 했었거든요.
특히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빨리 파악하려 해요. 예를 들어 처음엔 바비큐 시설이 없었는데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무료로 제공하는 가스 그릴과 유료로 제공하는 숯불 그릴 두 가지를 준비했어요.
여름철에는 카페 앞 외부 공간에 자리를 마련해드리는데, 빔프로젝터를 직접 가져오셔서 영화나 축구를 보시는 고객을 보고 저희가 이를 직접 갖춰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아직 많지만, 앞으로 조율을 통해 발전해나가겠습니다.
남편) 양양은 바다를 매개로 한 상권이 발달했고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편이에요. 일반적인 해변 지역은 비수기가 굉장히 길기 때문에, 한순간에 오픈해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기보다는 상권 분석을 먼저 하셔야 해요. 천천히 준비하며 가능성이 보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는 다르게 관광 개념으로 이 지역을 찾는 분들이 많고, 예전보다 여러 지역과 가까워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강원도라는 이미지가 있어 많은 분이 쉽게 오실 수 없을 거예요.
비수기가 길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운영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오셔야 하고요. 저희와 비슷한 숙소의 규모에서는 많은 수익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내) 숙소 홈페이지를 제작할 당시, 작업을 의뢰한 업체를 통해 ONDA 예약관리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업체 측에서 몇 개의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어 직접 비교를 해보았는데, 기능을 비롯한 여러 측면을 봤을 때 ONDA가 가장 합리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ONDA는 시스템 업데이트 시 팝업창과 공지로 안내도 해주시고, 의견 반영도 잘 되어 아직 불편한 점은 따로 없었던 것 같아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있어서 사용하기에도 편하더라고요.
연박 시에 할인되는 기능이 혹시 있을까 궁금했는데, 마침 지난번에 해당 기능이 업데이트되었다고 하니, 앞으로도 잘 이용해 보아야겠어요!
남편) 숙소에서 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주문진 활어센터를 추천해요. 이곳에서 직접 회를 포장하면 5만 원 정도로 성인 3~4명이 배부르게 드실 수 있으니 매우 저렴하죠?
숙소 가까이 ‘삼교리동치미막국수’라는 막국숫집은 조미료를 쓰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 느껴져요. 요즘 젊은 분들의 취향과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가다 보면 항상 만석이더라고요.
양양을 벗어나 다른 지역의 맛집을 찾아도 좋아요. 양양은 속초와 강릉의 중간이기도 하고, 도로망이 좋아진 후로는 두 곳 다 30분 이내니까 여기 숙소를 잡고 주변을 함께 구경하시면 안성맞춤일 것 같아요.
아내) 매달 4일, 9일에 열리는 양양장에서 송이 축제를 구경하셔도 재미있어요. 양양은 송이가 유명하거든요. 그리고 숙소에서 5분만 걸어가면 죽도해수욕장과 인구해수욕장이 나와요. 숙소에선 양쪽 해변을 모두 볼 수 있답니다! 죽도정은 다른 곳에 비해 규모가 작고 평범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서핑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특히 이곳은 여름철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느낌이 나요. 겉으로는 에너지 넘치고 액티브한 느낌을 담지만, 때로는 기다림과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서퍼의 분위기가 반전 있으면서도 조화롭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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