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1
숙소타입 : 한옥 스테이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300
객실타입 : 3인실, 5인실, 10인실
부대시설 : 세미나실, 문화체험(다도, 자연염색, 규방공예 등), 미술관, 자연음식(단체)
주변관광지 : 축령산, 아침고요수목원, 잣나무 숲길, 서울 퇴계원 등
안녕하세요, 저는 취옹예술관 부관장 장은형입니다. 자연과 전통 가옥인 한옥이 좋아 전원생활을 이어오다가, 비교적 이러한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서울 근교 및 외국의 많은 분께 이 즐거움을 알려드리고 싶어 취옹예술관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취옹예술관은 전통한옥으로 이어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서울과 가까운 가평 지역에 2003년 즈음 개관해 약 15년 동안 자연 친화 숙박과 문화 체험, 식사, 연수 및 세미나가 가능한 장소를 운영해왔습니다. 이전 포천 지역부터 예술관을 시작했으니 벌써 총 운영 기간이 25년이나 되었네요.
현재는 예술관과 숙소를 같이 운영하고, 객실을 포함해 미술관, 정자, 식당, 숙소까지 모두 11채의 건물이 모두 한옥이에요. 그중 4동은 숙소로 이용되는데 총 10객실로 나뉘고요. 숙소 타입은 2~3인이 이용하실 수 있는 제일 작은 방 6개, 5~6인실 3개, 단체실인 큰 방 1개로 구성되었답니다. 저희가 숙박업소이다 보니까 넓은 마당에서 바비큐 하는 걸 다들 좋아하시는데요. 우천 시에는 불가하지만, 숙박객께는 바비큐 그릴과 테이블을 제공해 직접 고기도 구워 드실 수 있어요. 저녁 시간, 마당에서 별과 달을 보며 먹는 식사가 꿀맛이죠! 그리고 원래 객실 내 주방이 없었다가, 여러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 주방도 생겼어요.
처음에는 사실 숙소를 설립하려 한 건 아니고, 문화 교류를 위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저희 관장님 호가 불 땔 취, 늙은 옹 자를 써서 ‘취옹’, 즉 불 때는 노인이라는 뜻으로 도예를 하셨거든요. 취옹예술관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죠.
그리고 예술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작가들이 외국에 나가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외국인 작가들도 한국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교류전을 많이 해요. 그때 보통 외국인들을 초빙하면 대부분은 작가들을 호텔에 많이 재우잖아요. 그러나 이 대신 만약 문화 행사나 교류전을 할 때 이들에게 저희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미술관부터 한옥 숙소까지 함께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포천에서도 취옹예술관을 ‘터’라는 명칭으로 10년 정도 운영했는데, 1998년도 포천에 매우 많은 비가 와서 큰 수해를 당했어요. 10년 가까이 가꿔 놓은 터전을 잃게 되니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죠. 그래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가평 지역에 예술관 오픈하기에 적합한 곳이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셔서 여기로 자리를 옮겼고,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곳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여전히 미술관에서는 기획전은 물론 상설전까지 꾸준히 열어 그림이나 소품 등을 전시하며, 외국인 작가들과 계속해서 교류해오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는 숙소를 이용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모든 분이 오셔서 관람할 수 있는 개방된 문화 공간이에요. 숙소 내에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 건 저희가 아마 유일할 듯하네요.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매년 한옥 스테이 중 시설, 청결, 서비스 등 모든 면으로 평가를 굉장히 까다롭게 하여 우수한옥체험 숙박업소를 지정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관광공사 자체 기준으로 몇몇 한옥 스테이를 후보 선정한 후, 여러 차례의 평가를 거쳐 일정 점수 이상이 나오면 단계별 우수 숙박업소 인증을 주는 제도랍니다.
한옥 스테이 인증을 받는 기준은 건축물 전체가 전통 한옥이어야 해요. 요즘은 전통 한옥이 아닌 건축물도 너무 많은데, 외국인들에게 고유의 가치와 문화를 전달한다는 취지 때문이죠. 그리고 침대가 있으면 안 되고, 온돌과 이부자리에도 기준이 있어요. 그만큼 숙소의 청결도 중요해 이 두 가지를 핵심 기준으로 평가한답니다.
저희는 인증업소 중에서도 최고 명품 한옥을 증명하는 최우수 인증업소에요. 건물 자체의 매력은 물론, 일단 숙박업소라 하면 가장 중요한 게 청결인데 모든 시설의 청결 면에서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거든요.
외국인들, 특히 유럽 분들이 한국에 오시면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 뭔지 아시죠? ‘빨리빨리’. (웃음)
사실 전통적인 우리 한국 고유의 정서는 그렇지 않고, 굉장히 여유롭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으로 이루어진 문화인데 너무 당연하게 한국은 빠르고 급하다는 것만 인식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전통 가옥을 통해 외국인을 비롯한 찾아오시는 모든 분께 한국 고유의·식·주를 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자연과 함께하는 한옥에서 주무시고, 단체만 가능하긴 하지만 자연에서 채취하는 모든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고, 문화 체험도 하고요.
또 식자재도 저희가 관리하는데, 직접 심은 것들은 물론 산에서 나는 달래, 냉이, 쑥 등 먹을 수 있는 제철 재료를 채취하기도 해요. 여름엔 상추, 풋고추 등을 심어서 먹거나, 말려서 가을·겨울에 먹으면 맛도 좋고, 농사 자체도 일련의 슬로우 라이프에 속하니 의미 있죠. 다만 이는 세미나나 워크숍 등 문화행사가 있을 때만 제공하는 식사라, 단체로 오셔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이어서 안타깝긴 해요.
물론 이렇게 하면 일은 정말 많아지는데 저희가 같이 자연을 접하고 그 속에서 살려면 그 정도 수고는 해야 되지 않나 싶네요. (웃음)
일단 한옥은 건축물 자체가 살아 숨 쉬는 집이라 보면 됩니다. 나무와 황토, 기와 등 천연 재료로만 이루어져 굉장히 편안하고 아늑하거든요.
특히 취옹예술관은 어느 객실이든 창과 문을 열면 산과 나무가 보이도록 설계했어요. 고객에게 쉼과 여유를 드리고, 눈과 뇌의 휴식을 주어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자 하는 목적이죠. 그래서 고객이 이곳에 찾아오시면 되도록 아무 활동도 안 하시길 당부드려요. 요즘 세간에 ‘멍 때리기 대회’도 있잖아요. 생각을 비워야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도 창출할 수 있는 건데, 현대인이 바쁘게 살다 보니 너무 쉴 시간이 없는 탓도 크죠.
저희는 처음부터 모토가 ‘오셔서 쉬세요’였어요. 여기 오시면 TV와 Wi-Fi가 없는 환경에서 진정한 여유가 무엇인지 느껴보시라고 해요. 그냥 멍하게 창밖 숲속 풍경 바라보고, 비 오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도 느끼고, 그냥 그렇게 쉬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점이 다른 숙소와 좀 다른 점이겠죠?
일반 숙소처럼 방에 들어가 철문 닫으면 바로 차단되는 공간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문과 창을 여닫아도 얼마든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니까요.
취옹예술관은 외국인 고객 방문 비중이 3~40% 정도로 굉장히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한옥 때문이기도 하고, 요즘은 여행을 관광 아닌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러 가는 추세라 외국인 분들이 저희를 더 좋아하시는 듯해요. 모든 분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한식으로 차려드리는 식사를 새로워하시면서 좋아하시고 잘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신답니다.
또 유럽에서 오신 분들이 참 기억에 남는데, 저희가 전통 한옥이다 보니까 모두 좌식이고 침대가 없어서 불편하실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분들 객실을 갔더니 이부자리를 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두셨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불편하신가 하고 여쭤보니 따뜻한 온돌 바닥이 좋아서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며 안 깔고 주무신 거였어요. 혹시나 등이 배겼을까 싶어 몸은 괜찮으시냐고 물어봤는데 온돌 위에서 잔 후 굉장히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 너무 좋았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가셨어요. (웃음)
취옹예술관은 약 10개가량의 문화 체험 행사를 진행해요. 우선 인원 제한은 있지만, 전통혼례 체험으로 실제 혼례 혹은 체험을 하실 수 있고요. 국악기, 판소리, 사물놀이, 민요 등 전통 음악 체험도 있죠.
상시로 많이 하는 체험은 자연 염색, 규방 공예, 다도, 두부 및 떡 만들기 등이에요. 규방 공예는 전통 자수 체험으로 실로 색을 내어 브로치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요. 떡 만들기는 마당에서 떡판을 깔고 떡메를 쳐서 직접 인절미를 만들어보는 체험이에요. 이렇게 의식주를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이 제일 보람이 큰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추천하면서 또 가장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체험은 자연 염색이에요. 면 티셔츠나 손수건, 스카프와 같은 천을 준비한 뒤 가장 자연에 가까운 재료로 물을 들여서 몸에 닿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색을 고를 때는 직접 쑥 등을 채취해 염색하기도 하고, 채취해서 말려 놓은 염재를 사기도 하죠.
푸른 빛의 쪽은 연한 하늘색부터 암청색, 군청색을 표현하는데 쪽 풀을 삭힌 후 발효시킨 재료를 제가 다시 활용해요. 붉은색은 주로 소목이라는 나무 자체가 빨간 심재를 쪼개 말려놨다가 끓여서 활용하거나, 홍화꽃 혹은 코치닐이라는 선인장 벌레를 써요. 이 벌레는 식용이 가능해 딸기우유, 립스틱, 볼 터치 등에도 들어가는 재료에요. 노란색하고 녹색, 쑥색은 주로 꽃이나 풀에서 다 나오는데 양파 껍질도 저희가 많이 사용하죠. 이는 주황빛 나는 노랑에서 카키색까지 표현 가능한 아주 좋은 염재랍니다.
이렇게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과 같은 기본색부터 복합적인 색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색을 골라 백색 천이나 백색 피염물에 물을 들일 때 사람들의 감정 변화가 오더라고요. 자연 염색은 사람들 심신 안정 내지는 오감을 일깨우는 데 아주 좋은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옹 마니아들이 정말 많이 생겨나는, 꾸준히 찾아올 수 있는 숙소가 되고 싶어요. 취옹예술관은 재방문 비율이 정말 높은 편이에요. 한 번 오셨던 분이 만족하시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오신다던가, 연애할 때 함께 오셨던 커플이 결혼하고, 임신해서, 아이 낳고, 아이 생일 때마다 방문하시는 등 정기적으로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저희끼리는 이분들을 ‘취옹 마니아’라고들 하거든요.
그 분들께도 다양한 선택지가 많으실 텐데 저희를 계속 찾아와주시니 감사하죠. 일반 펜션은 아무래도 서양 건축물이 많다 보니까 여기 오시면 ‘고향 집에 온 것 같다’, ‘외할머니네 온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마음의 푸근함을 느끼시더라고요. 또 어떤 분들은 힘든 일이 쌓이면 오셔서 하루 쉬시고, 저와 대화 나누면서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가시기도 하는데, 저희가 그런 분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도 많은 분이 쉬러, 비우러, 내려놓으러 편히 자주 오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에요.
ONDA 서비스는 한국관광공사와의 연계로 알게 되었어요. 저희가 2018년 한국관광 품질인증 심사 규정에 따른 품질인증 한옥으로 선정되면서 ONDA 예약관리시스템에 대한 안내를 받았죠.
작년 5월쯤 가평 지역에서 열린 ONDA 세미나도 참여해 정보도 많이 얻고 담당 매니저님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좋은 기억을 갖고 프로그램 사용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저희는 전화와 홈페이지 게시판 등 직접 예약으로 숙소를 운영해 수기로 쓴 예약 장부를 갖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ONDA를 이용하면서부터 잡다한 일이 줄어 업무도 더 편해지고, 다양한 채널에 노출되면서 예약률도 올랐답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 ONDA Plus 앱으로 간편하게 예약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정말 편리하게 사용하는 중이에요.
예전에 참석했던 파트너를 위한 지역별 세미나도, 고객과 업주 사이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데이터와 솔직한 어드바이스를 주셨어요. 덕분에 고객의 좋은 여행을 위한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숙박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좋은 세미나를 계속 열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저희 숙소와 가장 가까운 곳은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여기서 차로 5분 거리라 많은 분이 찾아주세요. 제가 정말 예술관과 연계해서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은 작년에 개방한 ‘잣 향기 푸른 숲’이에요. 가평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이름 그대로 잣나무 숲이죠. 입장료도 저렴하고, 30분부터 2시간까지 5개의 다양한 코스도 있어요.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나무가 침엽수인데 가평은 침엽수인 잣나무가 많잖아요. 실제로 여기 숲길을 한번 다녀오시면 머리가 시원해져요. 코로 숨 쉬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들이키는 것은 물론, 피부 숨구멍으로도 피톤치드와 자연의 숨길을 받아들여 상쾌하기도 하고요. 빽빽한 잣 숲길에 난 오솔길을 천천히 산책하기 좋아 정말 쉼이 필요하신 분께 추천합니다.
이 근처 맛집은 철판 닭갈비도 유명한데 또 숯불에 굽는 닭갈비가 맛있어요. 또 역시 잣 고장이니 잣 두부 요리도 많이 팔고요. 둘 다 특산품인 만큼 맛은 다 좋은 것 같은데요. (웃음) 식당마다 잣 두부를 만드는 방식에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두부의 담백한 맛에 잣의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다른 곳의 두부보다 영양이나 맛 면에서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으니 가평 오시면 꼭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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