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9
숙소타입 : 펜션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해안관광로 276-96
객실타입 : 커플룸, 월풀 스파룸, 가족룸(온돌 / 독채)
부대시설 : 무료 브런치, 카페 라반, 실내외 스페셜 BBQ, 호텔식 침구, 기념일 이벤트 등
주변관광지 : 꽃지해수욕장, 밧개해수욕장, 안면도빛축제, 안면도 자연휴양림&수목원, 안면암 등
안녕하세요, 안면도 라반하우스 운영자 권선미입니다. 저희가 라반하우스를 운영한 지도 이제 7년 차를 맞이했는데, 2005년부터 어르신들이 운영하시다 힘드셔서 내놓은 곳을 저희가 2013년에 인수해서 손본 후 다시 시작했답니다. 라반하우스는 커플룸 6개와 가족룸 3개, 총 9개 객실로 이루어져 있고 총 3동 규모로 한 동에 6개 객실, 다른 동에 2개 객실, 독채 동으로 나뉘어요.
저희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러 오시는 분들을 위한 숙소가 모토이다 보니, 독채는 5명까지만 예약이 가능하고 다른 객실도 소규모 인원만 받아요. 단체 예약이나 두 객실 혹은 여러 객실 예약도 불가능하고요. 라반하우스 대부분의 객실이 붙어있는 편이라 여러 명이 같이 오시면 소음 문제가 심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여행을 갈 때 시끄러운 분위기를 별로 선호하지는 않아서, 이렇게 조용한 숙소를 추구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고객분들도 대부분 30대 이상의 커플이 많이 오시는 편이에요. 안면도가 대규모 가족이나 워크숍, 어린 친구들 등의 단체 여행이 많은데, 어떻게 보면 저희가 그사이 차분하게 여유를 즐기고 휴식하러 오시는 분들을 타깃으로 틈새시장을 잘 찾은 거죠.
저는 원래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서울에서 시스템 프로그래밍 쪽 일을 13년 정도 했었어요. IT 계열 특성상 잦은 야근과 밤샘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중, ‘머리를 쓰지 않고, 몸으로 움직이는 일을 한 번 해볼까?’ 하던 찰나였죠. 남편이 문득 펜션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꺼내 회사를 그만두고 2~3달 정도 펜션을 보러 다녔어요.
원래는 강원도의 봉평이나 평창 쪽을 가려고 했는데, 한 부동산에서 안면도에 예쁜 곳이 나왔으니 와보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그렇게 라반하우스를 첫눈에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쏙 들어, 이곳이 내 자리라는 생각을 했죠. 그때 이미 강원도의 다른 펜션에 가계약해놓고 온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여길 보자마자 전 계약을 취소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계약했어요.
저는 대학생부터 회사 다닐 때도 매년 가을이면 친구들하고 안면도에 여행을 자주 왔어요. 그래서 연고도 없지만, 항상 내가 놀러 온 익숙한 곳이란 느낌 때문에 거리낌 없이 단번에 계약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겁도 없이 계획에도 없던 안면도에 자리 잡은 거죠. 처음 석 달은 아는 사람 없이 신랑이랑 저랑 둘이서만 얼굴 쳐다보고 그랬을 정도예요. (웃음)
이곳을 결정한 이유도 정원 때문이었어요. 도시 살면 누구나 그런 로망 있잖아요, 마당 있는 정원에서 강아지 키우면서 살고 싶은. 그런데 실제로 관리해보니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조금만 손을 안 대면 풀이 자라고, 나무도 삐쭉삐쭉 지저분해져 사시사철 신경 안 쓸 때가 없죠. 그래도 손님들이 좋아하시니까 어쩔 수 없어요. (웃음) 여름 되면 2주에 한 번씩은 잔디를 깎아줘야 하는데, 한 번 할 때마다 몇 시간씩 걸려서 온종일 정원만 붙잡고 있어야 해요. 처음에는 ‘마당이 조그마하니까 금방 할 수 있겠지’ 해서 예초기를 썼는데 포기하고 결국 잔디 깎는 기계도 샀고요. 제초나 방충 작업도 자주 하고, 농약도 치고, 가물면 물도 주고, 안 자라면 비료도 주고… 원래 저희 정도 정원 규모가 되면 사람을 불러야 한대요. 그런데 여기는 섬이라 사람을 부르기도 어려워 직접 시작해 본 거예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댕강 잘라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웃음) 점점 노하우도 생기고 실력도 늘었죠.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덕에 이젠 주변에 ‘제초할 때는 이런 약을 써봐’, ‘잔디 깎을 땐 이 기계가 좋더라’라고 추천할 정도까지 되었네요. 만약 다시 다른 펜션을 운영한다고 하면 정원 없는 데로 갈 거예요. (웃음) 객실 20개 청소하는 것보다 정원 관리하는 게 더 힘들 정도거든요. 그래도 정원이 있어서 시야도 트이고, 항상 음악을 틀어놓으니 야외 데크에서 바비큐 할 때도 손님들이 많이 좋아하세요.
객실 인테리어는 기존 운영자가 이미 모두 다르게 해두셨던 걸 저희가 조금씩 고쳤어요. 그분이 이미 건축 경험이 많으시고, 라반하우스를 9번째로 지은 터라 센스가 있으셔서 예쁘게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보통 일반 집은 층고가 낮으니 고객이 오시면 층고 높은 걸 반기시기도 하고 냉난방이 조금 힘들긴 해도 만족도가 높죠.
제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공간은 첫 번째가 정원이고, 두 번째는 카페 공간이요. 객실도 좋지만, 이 두 곳을 손님이 가장 좋아해 주시거든요. 특히 카페 라반은 원래 저희 집 거실인데 굳이 넓은 공간이 불필요해 고객께 오픈했어요. 자유롭게 오셔서 커피 마시고,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 보며 책 읽고 음악도 듣고요. 원래 펜션은 대부분 도착해서 키 주면, 입실해서 논 다음 날 키 반납하고 가는 게 끝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카페 덕분에 고객이 조식이나 차 드시러 오셔서 한 마디 더 대화 나누고, 투숙 경험을 물어보기도 하고, 여행 정보도 알려드리는 등 소통 공간이 생겼어요. 상호작용도 많이 일어나 고객과 편안히 대화하는 친구 같은 느낌을 받죠. 그래선지 재방문율도 높답니다. 한 번 누군가 좋은 경험을 하고 가시면 다른 분께 소개를 많이 해주시니까요. 그렇게 연락받고 오셨다 하면 또 조금 할인해드립니다. (웃음)
브런치는 숙소 오픈 시부터 무료 제공했어요. 처음에는 한식 뷔페식이었는데 여름 성수기엔 운영이 너무 힘들어 브런치로 바꿨죠. 그래도 남들 다 하는 식빵에 커피/주스는 싫었어요. 저도 여행 때 조식 있다 해서 가보면 그냥 토스터랑 식빵 놔두는 게 성의 없어 보였거든요. 처음엔 조식 셀프 운영도 해봤는데, 어차피 그 시간에 다른 걸 할 수가 없으니 차라리 제가 직접 해드리면 고객도 더 접대받는 느낌이 들고, 저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지금의 브런치 제공이 탄생했어요. 제가 아침을 꼭 챙겨 먹는 편이라 준비하는데 크게 힘들지는 않아요. 하나 욕심이라면 브런치의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싶어 객실에 더 많은 분을 못 받는 것? 너무 많은 인원이 오시면 질이 떨어지니 제가 정성 담을 수 있는 적정량만큼만 하는 거죠.
갯벌 체험은 호미랑 바구니를 준비해두고 손님들께서 자유롭게 이용하시는 거예요. 숙소서 5분만 걸으면 밧개해수욕장인데 여기가 갯벌 체험에 딱 적합한 환경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물 때 시간 맞춰 체험하시라 하면 조개를 엄청 잡아 오세요. 잡은 조개는 바로 먹지 못하니 저희가 아이스박스를 비축해두고 해감 시켜 가져가실 수 있도록 하는데, 고객께서 자꾸 맹물을 넣어 죽이셔서 소금 넣어 해감해야 한다고 알려드려요. (웃음) 기껏 노력해서 잡았는데 버리고 가시면 아깝잖아요. 그 외에도 오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걸 하나둘 찾다 보니 보드게임이나 픽업샌딩 등을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내가 여행갔을 때 이러한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걸 지금 하는 거예요. 여행은 빈손으로 가고 싶고, 조식도 주면 좋겠고, 펜션이니 고기는 구워 먹고 싶은데 직접 준비하기는 싫잖아요. 그래서 시작한 서비스가 주말 손님의 절반 이상은 신청할 정도로 인기 있어요.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일이라 손님 들어오기 전부터 몇 시간씩 준비해 테이블 상차림부터 바비큐 세팅까지 바로바로 식사하실 수 있게 하죠.
고기는 손님이 직접 구워 드시는데 저희가 밥, 찌개, 쌈 채소, 주류까지 다 제공하니 만족도가 높아요. 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은 객실 주방을 사용하지 않으셔서 다음 날 객실도 깨끗하고 청소 시간이 적어진다는 장점도 있고요.
사실 요즘 안면도에 바비큐 제공 숙소가 많아졌지만 수익 문제로 수입산 고기와 김치 정도만 제공하는, 모양만 바비큐인 곳도 대다수거든요. 저도 돈 생각하면 어쩔 땐 흔들리기도 하죠. 그래도 항상 기본적인 생각은 역지사지에요. 제가 어디 놀러 갔을 때 수입산 주면 별로 안 좋을 것 같거든요. 그런 탓에 비용이 거의 남지는 않지만, 힘들어도 서비스 차원으로 평일에 1팀이 오더라도 해드려요. 한 손님을 위해 2시간 이상 상차림을 준비하는 일은 당연히 어렵죠. 그래도 제공한 후의 반응이 뿌듯하고, 또 손님이 돌아가 주변에 좋은 후기를 전하는 게 저희의 마케팅이 된다고 생각해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답니다.
처음 숙소 홍보라곤 키워드 광고밖에 몰랐죠. 컴퓨터 전공자가 마케팅을 어떻게 알겠어요. (웃음) 그러다가 블로그를 알게 되면서 열심히 운영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제일 효과 있는 건 블로그에요. 아무래도 모든 사람이 네이버를 보니 검색 유입이 가장 잘 되거든요. 최근에는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하고 있죠. 당장 예약이 안 들어온다고 일주일 바짝 SNS를 해서 홍보 효과가 나타나진 않잖아요. 계속 일상생활처럼, 하루에 게시물 한 개 안 올리면 숙제 안 한 느낌처럼 꾸준함을 지니고 업로드하는 게 노하우에요. 그동안 쌓아온 SNS상의 내 이미지와 우리 숙소 프로필 분위기는 한순간에 만들어질 수 없어요. 그러니 느긋이 마음을 먹고 성실하게 운영하면 효과를 보실 거예요.
기념일 이벤트는 프러포즈 같이 특별한 날 예약하시면 풍선이나 하트 촛불 등으로 객실을 꾸며드리는 서비스에요. 특히 50대 후반의 남편분이 결혼기념일을 맞아 풍선 이벤트를 신청하던 게 기억에 남네요. 부인께서 풍선을 보시자마자 ‘평생 이런 건 한 번도 못 받아 볼 줄 알았다’며 우시더라고요. 사실 젊은 분들이야 기회나 정보도 많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이벤트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할지를 몰라 힘들어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숙소 방문 연령대가 높아 여행 온 김에 서비스 신청을 하시고, 준비한 것에 감동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고 뿌듯했어요.
또 이 지역이 평일에는 한가해 심심할 즈음 수제 맥주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제가 워낙 맥주를 좋아하기도 하고 ‘20년을 넘게 맥주를 마셨는데 한번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어?’란 생각이었죠. 그러다 사람들이 수제 맥주를 많이 아셨으면 해서 SNS 이벤트로 홈브루잉 수제 맥주를 제공하게 되었어요. 만드는 맥주량이 모든 분께 드리기에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금은 바비큐 세트에 기본 1잔씩 포함되고, SNS에 라반하우스를 홍보해주시면 1잔 제공해요.
맥주 발효 온도를 맞추느라 객실 하나를 거의 비워놓기도 하고, 만들 땐 4~5시간, 완성까지 한 달 이상 걸리니 고생해 만든 걸 주는 게 아깝지는 않냐고들 물어보세요. 그래도 수제 맥주가 더 알려져야 다른 기회도 생기겠죠? 수익으로만 생각하면 마이너스일 수 있지만, 멀리 본다면 나중엔 좋게 돌아올 것 같아요.
지금은 라반하우스가 펜션으로만 국한되어 편안히 여행 가능한 환경 제공을 목표로 운영했는데, 앞으로는 여기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체험 오픈도 고려하고 있어요. 수제 맥주 원데이 클래스 같이 낮엔 맥주를 만들고 저녁엔 바비큐 하며 직접 만든 맥주를 마시는 패키지를 구상해봤죠. “비어 스테이” 라고 이름도 지어놔서 성수기 지나면 해볼까 해요. (웃음)
또 지금은 여기가 단독주택이라 맥주 판매 허가가 안 나지만, 다른 곳에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아 규모를 넓혀볼까 생각 중이랍니다. 저희가 수제 맥주를 제공할 때 많은 분이 관심도 상당하고 궁금해하시는데 의외로 이를 접해보지 못한 분도 꽤 계시더라고요. 맥주를 드리면 ‘수제 맥주가 이런 맛이구나’ 하며 색다르고 너무 맛있다고, 사갈 수 없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수제 맥주 판매와 체험이 함께 가능한 공간을 구상해보려고요.
주변 펜션에서 제가 과거 IT 종사자라는 걸 아시고 ONDA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는데 어떤 회사인지 모르지만 써도 되냐고 봐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는데 대표에 후배 이름이 보이고(웃음) 1차 놀란 후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예뻐서 2차 놀랐죠. 기존 시스템과는 색다르다는 느낌에 “괜찮은 것 같다” 말씀드리고 제가 먼저 사용해버렸어요. 제가 직접 ONDA Plus를 써보니까 군더더기가 없어요. 옛날부터 여러 예약창을 많이 사용해봤지만 회사들이 오랜 기간 서비스를 개발한 만큼 복잡하기만 하고 쓸모없는 기능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온다는 기본 프로그램으로 딱 깔끔해요.
또 지금은 저희 둘이 운영하기에 좋은데 숙소 규모가 더 작으면 매출에 직결되니까 힘들고, 만약 사람을 써서 운영하려면 객실이 더 많아야 해 무조건 저희가 모든 걸 다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특히 예약 관리를 엄청 신경 쓰는데 ONDA가 많은 도움을 줘요. 연박 받을 방을 미리 막아 놓기도 하고, 전화 문의가 들어오면 객실을 조정해 시스템에 등록하고요. 만약 이렇게 안 하고 두면 한꺼번에 모든 객실을 청소해야 할 때가 생겨 당황스럽거든요. 그럴 땐 아침 일찍 오시는 고객께 입실 시간을 여쭙고 청소 순서를 정하는 등 항상 모든 예약을 철저히 관리한답니다.
안면도는 다들 게국지, 회, 꽃게밖에 생각 안 하시는데 이제 식상하잖아요. (웃음) 그래서 이외 드실만한 걸 추천한다면 ‘안면도 밥이야기’라는 곳이요. 돌솥밥 정식이 주메뉴로 1인당 하나의 트레이에 개인상을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의 집밥 느낌으로 운영해요. 오픈한 지 6개월인데 깔끔하고 맛있으니 가볍게 식사하기 최고죠. 요즘엔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됐어요.
볼거리는 여기가 서해라 일몰이 유명해요. 특히 꽃지 해수욕장은 노을이 예쁘고 겨울엔 일몰 축제가 열리죠. 조선 시대부터 궁에 쓰던 소나무들이 안면도에서만 자라는 “안면송”으로 외부 반출이 불가한데, 이 소나무가 가득한 안면 휴양림도 산책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인기 있고요. 밧개 해수욕장 옆에도 소나무 숲이 조용히 산책길로 뻗어 있어 돗자리 하나만 들고 나가도 천국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안면도 솔향기길과 노을길이요. 제주도 올레길처럼 여기도 태안 끝부터 안면도 끝까지 해변 트래킹 코스가 14개 쯤 있거든요. 밧개에서 꽃지까지 걸어가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해변과 언덕을 거쳐 노을을 볼 수 있어요. 꽃지 해수욕장도 차로는 5분 거리라 저희가 픽업 서비스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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