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8
숙소타입 : 펜션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고남면 대야로 13-6
객실타입 :솔바람(원룸형/복층형), 잎샘/꽃샘바람(복층형), 하늬바람(복층형/분리형)
부대시설 : 수영장, 놀이터, 바베큐, 카페 나무아래, 선상낚시, 좌대낚시, 갯벌체험 등
주변관광지 : 간월암, 바람아래해수욕장, 패총박물관, 쥬라기박물관, 꽃지해수욕장 등
안녕하세요, 저는 2003년 태안에 내려와 바람아래관광농원을 운영하는 한지숙입니다. 바람아래는 처음 펜션 2동, 객실 5개로 시작해 약 18년 정도 됐어요. 사정이 나아질 때마다 조금씩 확장해 지금은 펜션 5동, 객실이 18개 있네요. 숙소를 한꺼번에 짓지 않은 덕분에 다양한 구성과 보완을 했는데요, 객실 내 방 수와 타입도 달라 건물마다 통일감도 없고, 독채와 동 간격도 넓어 차별점이 드러나죠. 저쪽은 다른 펜션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고, 한 번 오신 분이 다음엔 다른 동에서 자보고 싶다고도 해요.
숙소가 개성 있고 일률적이지 않아 고객의 선택폭은 넓어지지만, 청소와 운영은 좀 힘들어요. 객실 선택이 어려울 땐 보통 크기를 보고 구분하시는데, 커플이 왔을 때는 가장 작은 원룸형을, 아이나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가 있다면 룸 하나에 거실 있는 객실을 좋아하세요. 성인이나 청소년 이상 자녀를 두신 분, 3대가 오는 대가족은 투룸이나 쓰리룸까지 투숙하시고요.
바람아래관광농원은 부대시설과 체험이 많다 보니 5~6세부터 초등학생을 둔 부모님이 주 고객층으로 전체 예약의 약 6~70%에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을 위주로 한 가족펜션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요. 나머지 30%는 커플, 중년 부부, 낚시 체험으로 오시는 분들, 그리고 미로공원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외국 분들도 종종 방문하는데 서울과 거리가 있긴 하지만, 이곳이 태안의 랜드마크처럼 형성되어 고객을 꾸준히 이끄는 듯해요.
사실 요즘도 숙소 경쟁이 엄청나잖아요. 특히 안면도는 지나가면 밟힐 정도로 펜션이 많아서, 한 5년 정도 운영하다 보니 펜션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경영에 대한 고민으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죠. 특히 방문하는 고객들께서 잠만 단순히 자고 가는 것보다 체험 같은 걸 하고 싶어 하셔서 여러 아이디어 중 미로공원을 가장 먼저 만들게 된 거예요.
한 10년 전 저희가 가진 넓은 부지에 뭘 할지 몰라 고민하던 때, 애들을 데리고 제주도 김녕미로공원을 방문했어요. 그런데 애들이 너무 즐거워하는 거예요. 저희도 덩달아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김녕미로공원이 약 1,000평 정도로 저희 부지 크기와 비슷했죠. 그래서 우리도 미로공원을 만들면 괜찮겠다 싶어 마음 먹은 후, 약 5년 후부터 미로공원 작업을 시작했어요.
부지도 다지고, 미로 디자인도 받고 나무도 심어 가꿔야 하니 준비 작업 기간만 6년쯤 더 걸려 결국 2016년도부터 정식으로 첫 매표 손님을 받았답니다. 미로공원의 나무는 서로 같이 붙어 자라며 수벽을 만들어줘야 빽빽한 미로가 완성되기 때문에 다 자란 걸 가져와서 심을 수 없거든요. 지금도 나무는 계속 자라고 있으니 미로는 아직도 완성 중이죠.
그렇게 숙소를 짓고 미로공원을 하다 보니 방문 고객의 쉴 공간이 없어 카페를 오픈했고요. 카페를 하니 지역 주민들께서 여기가 유동인구가 많은 걸 캐치하고 지역특산물 판매를 제안하셨어요. 태안 고구마가 유명하니까 카페에서 팔아달라고 한 분이 오셨는데 숙소 뒤 블루베리 공장 분도 부탁하시고, 그렇게 협업하다 보니 카페가 단순히 도시처럼 먹고 마시는 곳이 아닌 지역 상품을 전시하고 직거래처럼 판매하는 장소가 된 거죠. 요즘엔 택배도 발달해 직접 전화 연결도 해드리고요.
그래서 현재 공원 옆 새로 짓는 건물은 6차 산업인 농촌 융복합사업에 선정되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카페로 만들어가려고 해요. 그리고 현재 카페 자리는 음식점을 생각하고요. 조그만 펜션으로 시작했지만, 하나둘 키우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펜션 부지 규모만 해도 미로공원 포함하면 5,000평 조금 넘어요. 규모치고 객실은 아주 적죠? 하루 편히 쉬러 오시는 분들께 너무 부대끼고 방해되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진 않아서 일부러 객실 수는 줄이되 크기는 넓히고, 동 간격도 벌렸어요. 그래도 저도 경력이 좀 되고 몸으로 하는 일은 관리 포인트를 아니까 이제 별로 안 어려운데, 가장 힘든 건 손님과의 마찰이에요. 한 예로 요즘 유행하는 갑질 손님이 종종 계신데 십몇 년을 운영한 저도 아직 이런 분들은 굉장히 당황스럽더라고요.
최근 일어난 사태는 저희가 정원 때문에 객실 앞까지 차를 끌고 갈 수 없어 카트를 드리는데, 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시비가 붙어 고객이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셔서 경찰까지 불렀어요. 이곳이 호텔도 아니고, 직원도 업무가 있는데 막무가내로 요구하시는 게 무례한 일이잖아요. 최근 벌어진 데다 제일 큰일이기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펜션에 너무 고차원적인 서비스까지 기대하지만 사실 펜션은 저렴한 가격으로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직접 고기 구워 드시고, 주방에서 먹고픈 것 해 드시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이를 다르게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 때문에 힘들 때도 많아요.
파손은 모든 팀이 그런 건 아니고 한 두 팀이니 참을만하고요. 그냥 도망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유리 깨놓고 말은 못 하겠으니 수건으로 은폐하고 가시고. 뭐 어떡해요, 할 수 없죠. 숙소 운영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런 건 귀여운 축에 속한다니까요. (웃음)
제가 최근까지는 노래를 좋아해서 태안 국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었어요. 원래 귀농하기 전에는 음악을 전공해 피아노 선생님을 했었거든요. 올해는 융복합 사업으로 새로 건물을 건축하느라 잠시 쉬고 있지만, 합창단 활동으로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많이 풀었답니다. 합창을 하며 느끼는 희열이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해소해준다고 느껴요.
이외에는 나름대로 차분한 혼자만의 시간도 가지고 이것저것 공부도 많이 해요. 특히 여기가 너무 외지라 어디 나가기 힘드니까 인터넷으로 공부해서 민간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어요. 선생님 경험이 있다 보니 배우는 게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펜션도 꾸준히 운영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교육 농장도 많아 이를 도입해볼까 해요. 숙박과 체험 거리가 있는 교육 농장으로 품질 인증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펜션만 운영하면 많은 분이 오긴 힘들잖아요. 그런데 미로공원은 투숙 이외에도 유입 고객이 생기고 좋아요. 미로공원 입장료가 성인 5,000원, 아동 3,800원인데 투숙 고객께 미로공원 무료 개방을 해봤더니 소중함을 잘 모르시더라고요. 사람 심리가 아직 그런가 봐요. 그래서 현재는 투숙 시 어른 2,000원, 아동 1,000원을 받는 대신 머무는 동안 무한 입장이 가능하게 했더니 아이 동반 가족은 이 때문에 숙소를 예약하시는 경우도 꽤 많네요.
낚시 체험의 경우엔 남편의 취미가 원래 낚시였어요. 그래서 귀농할 때 직접 배도 사고 자격증과 면허도 다 딴 김에 취미보다는 체험으로 바꿔보자고 시도한 거죠. 그래서 고객께 선상 낚시와 좌대 낚시 체험을 진행하게 된 거예요. 갯벌 체험은 마을에서 진행하는 곳을 소개하는데, 인근 업체 할인 쿠폰을 진열해놓거나 투숙 시 20% 할인쿠폰 발급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하도록 하죠.
저희에게 뭐 할 거 없어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께 궁금증을 바로 채워 드리니까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또 체험 때문에 객실 예약도 올라가, 서로 상생하고 있답니다.
결국 미로공원이죠. 방송엔 저희 남편이 몇 번 출연했어요. 아무래도 태안 쪽은 관광지가 많이 없다 보니 유명해진 것 같아요. 올해 초에는 MBC 드라마 ‘아이템’에도 나왔는데 미로를 하늘에서 찍은 걸 보니 멋있던데요? 여긴 나무 심기부터 조경물까지 하나하나 손수 저의 열정이 담겼어요. 그만큼 아픔도 컸는데 처음 나무를 심었을 때 흙에 대한 성질을 몰라 한 2~3,000그루를 다 죽였거든요. 뼈아픈 좌절이 있었기에 더 애착이 가죠. 경제적으로도 데미지가 컸고 너무 속상했지만 큰 공부 했다고 생각해요. (웃음) 나무도 원래보다 조밀한 수형으로 바꿔보는 등 전화위복도 되었고요.
안면도미로공원은 김녕미로공원을 운영하는 미국인, 더스틴 교수님께 조언을 얻었어요. 저희가 봤을 때 아무렇게나 만들면 재미없으니 미로 디자인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도움을 얻으러 찾아갔더니 역시 디자인이 제일 중요하고 가장 돈을 많이 들여야 한다며 김녕미로공원 디자인을 하셨던 Adrian Fisher라는 영국분을 소개해주셨어요. 그렇게 이메일로 디자인 의뢰하고, 안되는 영어로 왔다 갔다 하며 완성하게 됐죠. 엄청 힘들었어도 아들이 많이 도와줬답니다. (웃음)
저희 미로가 대충 만든 게 아니라서 생각보다 어려워요. 매표하시면 티켓 겸 지도를 드리는데 많이 고민하셔야 해요. 1,000평 정도의 미로 안에 문이 12개 있는데, 2주 간격으로 유형을 바꿔 루트를 변경하거든요. 이를 잘 활용해 전망대를 찾아가는 미로 게임으로 전망대에 도착하면 누구나 다 나올 수 있게 설계되었죠. 그런데 길치가 아닌 분들은 미로가 좀 식상할 수 있으니 “finger maze”라는 손으로 하는 미로판을 스폿 설치해두고 스탬프를 두어 미션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미션을 달성하면 저희가 직접 만든 미니 해바라기 키트를 드려요. 덕분에 엄청 재미있어하시더라고요. 박스, 화분, 씨앗까지 따로 구매해 포장하는데 아르바이트생이 많이 고생해주고 있어요. 다녀가신 분들이 이 미니 해바라기 키우시는 걸 블로그에 인증해주실 때 꽃 핀 사진을 보면 뿌듯하답니다.
한국관광품질인증서는 숙박업을 운영하는 분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을 체크해 정부가 좋은 숙소임을 인증해주는 제도에요. 숙박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숙소와 차별화될 부분을 고민하다 국가에서 품질 인증을 받은 업체라면 손님들이 믿고 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어렵지만 하게 되었어요.
역시나 청결을 1순위 기준으로 많이 보는데, 침구류 검사도 2번 정도 하고 수시 점검도 와요. 어떤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도 중요해요. 예를 들면 식음료 부분도 카페나 조식 공간처럼 1, 2개는 꼭 있어야 해요. 업주는 힘들지만 고객이 좋아하시니 숙박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신 분들은 인증을 꼭 받으시면 좋겠어요.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의 경우는 농촌의 유, 무형 자원을 활용해 1~3차 산업을 하는 분들이 받는 인증이에요. 예를 들어 딸기를 기르는 건 1차, 키운 딸기를 판매하거나 잼으로 가공하는 건 2차, 가공한 잼을 판매하거나 딸기 체험을 하는 게 3차인데 이 세 가지 모두를 한 곳이 하면 융복합이라고 봐요. 꼭 제조가 아니더라도 1차와 3차 산업만으로 융복합 사업 인증은 가능합니다. 저희는 제조는 없으나 나무를 기르니 1차, 이 나무로 미로 체험을 하니 3차가 되고 숙박까지 연계되어 인증받은 케이스죠.
이렇게 인증 사업자가 되면 국가 지원 사업 참여도 유리하고, 세율도 감면되고, 정보 교환도 굉장히 활발해요. 만약 제가 딸기 농가일 때 개인적으로 농협이나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이 인증을 받으면 이런 곳에 무조건 납품 가능한 혜택도 있고요.
너무 통상적인 말이지만 정말 자식 같아요. 사실 숙박업을 거의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과 부대끼는 게 힘들어서 여길 직원에게 맡기고 3년 정도 아이들을 데리고 외유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 걸 보면 그 정도로 싫었다가도 좋아지고, 마음을 다 내려놓고 돌보는 아이죠. 속 썩여도 버릴 수도 없고(웃음) 사랑스러운 자식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제는 제가 좀 너그러워져서 충분히 품을 수 있는 것 같고요.
또 제가 바람아래를 운영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모토가 바로 “여긴 행복한 기억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거예요. 가장 행복을 느꼈던 순간도 고객께서 자주 재방문해주실 때요. 커플이 왔다가 2~3년 후 결혼해서 오시고, 아이를 낳고 데려오시고, 자라나는 아이를 데려오셔서 행복한 모습을 함께 볼 때마다 제 마음도 행복을 느껴요. 제 숙소와 이 공간에 고객이 오셨을 때 행복한 기억 하나만 가져가셔도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요?
예전에는 모든 판매 채널을 따로따로 운영 관리해 너무 귀찮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한국관광공사 품질인증을 받으니 거기서 ONDA를 알려주시더라고요. 그게 뭔가요? 여쭤보자 실시간 예약창과 판매 채널이 같이 연동된다고 하셔서 나같이 게으른 사람에겐 딱 맞겠네, 했죠. (웃음)
예약이 누락되거나 중복 나는 게 숙소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ONDA Plus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줄여준다고 해서 써보게 되었어요. 물론 모든 게 저랑 다 잘 맞을 수는 없겠지만, 일단 ONDA는 한 번 채널과 제 예약관리 시스템, 실시간 예약창을 연동해 놓으면 제 예약관리 시스템 딱 하나만 봐도 나머지가 다 연결 관리되어서 정말 좋고 편리해요.
한 가지 건의 사항은 재방문 고객에 대한 이력 기능이 생기면 좋겠어요. 다시 예약하고 오신 분들을 저희가 알게 되면 뭐라도 더 챙겨드릴 수 있으니까요.
어린 자녀를 두신 분이 저희를 많이 찾아주시다 보니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은 태안군에서 운영하는 고남패총박물관이에요. 신석기 시대 조개 무덤이 발견된 곳으로 입장료는 저렴한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체험이나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전시가 알차거든요. 지금은 여기에 염전도 있어서 패총뿐만 아니라 소금에 대해서도 전시하더라고요. 숙소와 차로 5분 거리라 가깝기도 하고, 저렴하며 아이들도 좋아하니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에요.
맛집은 다 비슷비슷하고 해물을 취급하다 보니 가격대도 좀 비싼 것 같아요. 게국지, 회 등은 너무 뻔하고 추천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 그나마 동네에서는 ‘대성식관’이라는 식당이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게 잘 나와요. 해물 칼국수가 주메뉴죠. 이제 손님들도 회 같은 무거운 것보다 간단히 드실 수 있는 걸 선호하세요. 그래서 저도 가볍게 식사하실 수 있는 짬뽕 체인점을 10월 즈음까지 숙소 내에 마련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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