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1
숙소타입 : 펜션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병문로 130
객실타입 : 커플룸, 패밀리룸
부대시설 : 야외바비큐장, 아비앙또 라운지, 수제비누 제공, 무료조식 등
주변관광지 : 우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대수산봉, 아쿠아플라넷제주
아들) 안녕하세요, 제주도에서 부모님과 함께 제주 아비앙또 펜션을 운영하는 허재석이라고 합니다. 제주 아비앙또는 서귀포 성산읍에 있는, 2018년 4월에 정식 오픈한 신축 커플 펜션이에요. 총 객실 수는 12개이며 그중 8개 객실은 원룸형, 4개는 복층형입니다. 원룸형과 복층형 모두 기준 인원은 2명이지만, 원룸형은 커플 객실이다 보니 최대 3명까지 입실할 수 있고 복층형의 경우 최대 4인까지 입실 가능해요. 아비앙또의 컨셉이 커플 펜션이라 커플 고객이 많이 방문해주시긴 하지만, 복층형 객실은 덕분에 가족 단위의 고객분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펜션 이름인 아비앙또(À bientôt!)는 프랑스어로 “또 만나요”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손님들이 저희 펜션에 방문하셔서 충분히 만족하셨다면, 퇴실 시 이렇게 인사드리면서 다음에 다시 저희를 찾아오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어요.
아들) 아무래도 커플 펜션이기 때문에 20대~30대 커플이나 부부 고객이 가장 많아요. 결혼 20주년, 30주년 기념으로 방문해주시거나 친구끼리 오시기도 하고요. 독특한 경우는 남성 홀로 4~5일씩 놀러오세요. 처음엔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니 의외로 남자 혼자 여행하는 비율이 꽤 높더라고요. 궁금해서 혼자 왜 오셨냐고 여쭤보면 진짜 편하게 쉬고 싶어서 왔다고 답해요. 조식도 빼놓지 않고 잘 드시고, 혼자 바비큐도 잘하시고, 커피머신까지 가져오셔서 숙소 안에서 책도 읽으며 오롯이 본인만의 휴식을 제일 잘 즐기시는 분들이세요. (웃음)
어머니) 펜션을 방문하는 손님께 드릴 특별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 떠올린 것이 바로 수제비누였어요. 제가 관련 자격증이 있어 취미생활로 수제 화장품이나 비누 등을 제작해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공예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거든요. 사실 제주도 펜션 하면 특색이 딱히 없는데 천연비누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이고, 또 어차피 사용하는 물품이기도 하니까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파프리카나 쌀겨 같은 천연 재료로 제주 특색 비누를 만들어 전 객실에 비치하고, 고객께 선물로 드리기도 한답니다. 재료만 준비되면 만드는 시간도 짧고 제가 워낙 이것저것 만드는 걸 좋아하니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조식도 전복죽이나 빵, 샐러드 등 준비가 손에 익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손님 수에 맞춰 그 전날 미리 소량씩 장을 보고 준비해야 해서 바쁘긴 해요. 손은 많이 가지만 항상 같은 사람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게 아니라 늘 새로운 분과 만나고 대접하니 느낌이 색달라요.
이곳에 놀러 오시는 분들은 우울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들이셔서 아침마다 항상 즐거운 분위기와 에너지를 충족한다는 기분이 매우 크죠. 옛말에도 기분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그 힘이 옮겨온다고 하잖아요. 그 말이 맞는다는 걸 펜션 운영하며 많이 느껴요. 그래서 조식 제공을 결심한 일이 제일 잘한 일이라 생각해요. 조식 운영을 하지 않았으면 제가 그런 에너지를 못 받지 않았을까요?
어머니)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저 제 생각이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이 고객께 전달된 게 아닐까 싶네요. (웃음) 사실 저희도 궁금해서 손님들께 여길 어떻게 찾으셨는지 물어보면 깨끗한 느낌이 들어서, 깔끔해서, 후기를 보고도 많이 오신다고 하더라고요. 후기를 관리한 적은 없지만, 블로거 고객 몇몇 분께서 투숙 후기를 남겨주신 걸 봐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 저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거울 속의 절 보며 “늘 처음처럼, 내 안에 있는 모든 건 이 속에 다 내려놓고 간다.”고 다짐하고 출근해요. 손님들께 드리는 것보다 제가 받는 게 더 많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혹여 고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역지사지의 생각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업무에선 마음을 내려놓고 비우려 노력 중이에요.
아들) 저는 어머니 같은 성격이 안되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펜션이나 가게를 운영하시는 주변의 친한 지인분들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어요. 어머니께 말씀드려봤자 어머니는 그게 아니다, 마음을 비우라고만 말씀하시거든요. (웃음) 그래도 부모님과도 많이 대화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빨리빨리 고민을 터는 편이랍니다.
어머니) 아비앙또 펜션을 건축하는 기간이 만 3년이나 걸릴 정도로 지을 때 어려움도 컸지만, 건축물부터 조경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썼어요. 아비앙또를 방문하는 고객께 생활공간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을 드리고 싶었거든요. 예를 들어 아비앙또 복층 객실은 일반적인 펜션과 전혀 다른 구조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요. 집에서 보내는 평범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오셔서 직접 보고 좋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아비앙또에 있는 층고 벽돌, 붉은 벽돌과 같은 고벽돌이 인테리어로는 참 예뻐도 쉽게 내 집 안에 붙여두고 살기 어렵잖아요. 카페 같은 곳은 잠깐 머물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숙소는 일상적인 공간이자 오래 머물 수 있고, ‘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었다’는 사람들의 로망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라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아들) 바비큐장도 빨간 벽돌로 그릴을 지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요. 야외에 있지만, 캐노피를 설치해 비나 눈이 와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고요. 6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데, 숙소 내부에서 집기를 갖고 이동하거나 치우기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일회용 집기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조미료와 바비큐 시즈닝, 쌈장까지도 제공한답니다.
어머니) 저희가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 말투도 살짝 무뚝뚝하고 사투리 때문에 차가워 보였는데 이제는 아주 부드러워졌어요. 숙박업이라는 서비스업이 처음이라 어색하고 전혀 접해보지 않은 일 뛰어드니 이게 진짜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죠.
아들) 저도 처음엔 경상도 분들이 오시는 게 가장 편했어요. 지금은 문제없지만, 저는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다른 지역 손님들은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경상도 분들만 그대로 이해해주셨거든요.
또 오픈 초창기엔 손발이 안 맞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특히 운영 초반은 객실 청소를 끝내자마자 손님을 맞이해야 했는데, 저희도 지쳐 있던 상태에서 손님을 대하다 보니 흔히 말하는 “쩔은 상태”로 피곤한 티가 나서 손님께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손발이 점차 맞아가면서 이런 문제는 다 해결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비앙또는 오픈하자마자 잘 된 케이스라서 딱히 생각이나 규칙 없이 지금까지 흘러온 터라 예전과 지금이 많이 달라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능숙해진 점이라면 청소와 빨래랄까요? (웃음)
어머니) 항상 고객 만족과 아비앙또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데, 결론은 무조건 다 쏟아부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예전에 직장 다닐 때도 집에 손님이 놀러 오면 냉장고를 다 내주는 마음가짐으로 살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마음이에요. 특별하게 뭘 더 하기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이 마음이 가길 원한답니다. 얼마 전 한 고객께서 ‘처음, 이 모습처럼 늘 계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던 말이 참 감동을 주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정말 많죠. 먼저 저희 객실 옥상의 성산 일출봉 뷰를 잘 살리고 싶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루프탑 등 일을 펼쳤을 때 뒷감당을 못할까 봐 겁도 나고 걱정도 돼요.(웃음) 또 지금 아비앙또의 모든 조경을 제가 직접 고르고 꾸몄는데, 요새 핑크뮬리 등이 큰 인기를 끄니 더 가꾸고픈 욕심도 있고요.
이외 조식에 커피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 방법을 찾고 싶어요. 원래 커피를 제공했지만 안 드시는 분도 많고, 여러 음료가 나가려니 일이 너무 중복되어 일손 부족으로 주스만 제공하게 되었거든요. 이외 비누 판매 문의도 꽤 많아 무료로 체험하고 가져가실 수 있도록 공방이나 클래스 등의 아이디어도 생각 중이에요.
아들) 정말 꼭 한 말씀 드리자면 제주도에서 숙소를 창업하기 전 꼭 다른 숙박업에 종사해보되, 일은 꼭 육지 말고 제주도에서 하세요. 저와 부모님 모두 겪었던 문제가 숙박업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 숙박업이 무엇인지 한 번 경험해보고 본인이 원하는 걸 명확히 파악해 시작하면 좋겠어요.
어머니) 제가 하고픈 말이 바로 이거예요. 저도 아비앙또를 오픈하기 전에 다른 펜션에 가서 일해보고 싶었지만, 남편이 말려서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펜션을 오픈하고 나니 경험이 없어 힘들었어요.
펜션을 짓기 전 구조도 확정하지 말고 다른 펜션에 가서 일해본 후, 내가 펜션을 운영한다면 이런 서비스가 좋겠군, 건축은 이런 구조면 좋겠구나 등 구체적인 계획을 짜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아들) 만약 구조를 미리 정했다면 그에 맞는 펜션을 찾아가거나 비슷한 펜션을 조사해 동류의 경험을 해보면 좋고, 본인한테 이 일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아야 해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부모님 선에서 결정이 다 내려져 무조건 펜션을 운영해야 하는 상태로 제주도에 내려왔기 때문에 대안이 없었지만, 만약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면 무조건 1년은 꼭 경험을 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손님이 나에게 맞출 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숙박업은 만만치 않고,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만 하니까요.
아들) 저희도 숙박업이 처음이다 보니 여기저기 자문했는데, 제주도에서 먼저 펜션을 운영하고 계셨던 분께 도움을 많이 받으며 ONDA를 알게 되었어요. 어차피 실시간 예약창을 사용해야 하는데 저나 부모님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야 했거든요. 그중 다른 프로그램보다도 제일 보기 쉬웠던 게 ONDA였어요. 다만 초기 연박 설정이 안 되어서 그 부분이 조금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상쇄시킬 만큼 프로그램이 너무 깔끔하고 다루기 좋아 선택하게 되었죠.
ONDA는 시스템 업데이트나 피드백도 굉장히 빠르고, PC와 스마트폰 모두 자유자재로 예약을 관리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요. 특히 정산 부분은 너무 잘되어 있어서 숙소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실시간 예약창과 달력이 다른 예약관리 프로그램보다 훨씬 보기 편해요. 또 최근 업데이트 후 객실 달력을 볼 때 커서를 올리면 예약자 성함과 정보가 노출되는 부분도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들) 맛집은 정말 여기, “오조로 식당”을 무조건 추천해요. 제주도 해산물이 엄청 유명하지만, 해산물을 좋아하는 우리 식구는 제주도에서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오조로 식당은 사장님 솜씨가 대박임은 물론 갈치 배를 직접 가지고 계셔서 재료가 굉장히 싱싱하고 너무 맛있어요. 갈치조림, 갈치구이, 흑돼지 삼겹살, 전복구이까지 코스 요리 3종류를 선택할 수 있고, 사이드도 정말 잘 나와요. 펜션 고객도 엄청 많이 보내드리는데, 가시는 분마다 모두 만족하셨어요.
어머니) 저도 한 군데 말하자면 ‘랍씨네’라는 랍스터 전문점이요. 제주 생활을 하면서도 펜션 운영이 바빠 이곳이 제주도라는 느낌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여기가 바로 제주라는 걸 알려줬죠. 그곳에 가면 버킷에 해산물과 감자, 옥수수를 함께 찐 다음 한꺼번에 부어주는데, 바닷가 뷰도 멋져서 식사와 풍경이 금상첨화에요. 펜션과도 가깝고 섭지코지 근처에 있으니 한 번쯤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가슴이 답답할 때 성산 일출봉 옆 절벽을 찾아가 보세요. 더 클라우드 호텔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바다가 보여 숨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저도 즐겨 찾아요.
아들) 보통 이쪽으로 오시면 성산 일출봉이나 섭지코지를 가시는데, 그보다는 대수산봉이 오히려 뷰가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대수산봉에서는 일출봉과 제주도 바다가 한눈에 다 들어오거든요. 입장료 있고 복잡한 일출봉보다, 차로 끝까지 올라갈 수 있고 무료인 대수산봉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생긴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어반 가라지라는 카페도 추천할게요. 감귤 선별 창고를 리모델링한 인더스트리얼 카페인데, 빈티지스러우면서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놔서 사진찍기 참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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