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1
Writer 서울달빛게스트하우스 정승호
Editor ONDA 소모라 매니저
서울달빛 게스트하우스 동대문점(본점)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329-18
객실타입 : 소형 트윈룸, 소형 더블룸, 일반 트윈룸
부대시설 : 공용 거실 및 부엌, 옥상 정원
주변 관광지 : 낙산공원, 흥인지문, DDP, 창신동 문구완구시장, 동묘 벼룩시장
서울달빛 게스트하우스 DDP점(지점)
주소 : 서울시 중구 장충동 2가 74
객실타입 : 더블룸, 패밀리룸(3인, 4인, 6인)
부대시설 : 공용 거실 및 부엌, 옥상 정원
주변 관광지 : 장충체육관, 남산, 광희문, 청계천 등
서울달빛 게스트하우스 SNS
홈페이지 : http://seouldalbit.com
인스타그램 : @seoul_dalbit
Photo by Javier Allegue Barros on Unsplash
우리가 동대문에서 만난 5층짜리 건물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동대문역 바로 앞이라는 최상의 위치와 5층 건물 중 2~5층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 그리고 옥상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야경 등.
하지만 우리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건물이 숙박업 허가를 받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이었다.
우리가 다른 업종에 발을 깊이 들여놓은 적이 없어서 지금 나열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식당이나 주점(퇴폐 유흥이 아닌 일반 포차나 호프집)의 경우 근린생활시설 용도의 건물에서 위생 검사를 받고, 영업 신고만 하면 사업을 여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숙박업의 경우,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 사람이 실제 머무는 준주거 시설이기도 하고,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시설이기도 하므로 영업을 하려고 하는 건물 공간 자체가 숙박업 용도로 등록이 되어야 하며, 별도의 영업 허가도 받아야만 한다. 즉 숙박업은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라는 것.
게다가 과거 모텔이나 여인숙 등의 숙박업소가 부적절한 관계 혹은 어둠의 산업들과 연결된 때가 있었던 만큼, 허가의 기준도 상당히 까다롭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 지역에는 신규허가가 불가능함은 물론 학교와는 50~20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며, 객실의 크기나 내벽 두께 기준 등 세부적인 조항도 매우 엄격한 편.
만약 이런 세부적인 조항도 모른 채 덜컥 이 건물을 낙점하고 임대차 계약부터 맺었더라면 우리는 꼼짝없이 건물에 묶여서, 하고 싶은 숙박업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건물의 용도 변경을 담당하는 건축사와 이와 관련된 사전 상담을 하면서 어느 정도 숙박업 허가 조항을 숙지해놓고 있었기에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 중에서도, 어떤 형태든 새로운 사업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면 건물의 용도가 해당 사업장에 적절한 용도인지, 그 건물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종을 오픈하는 게 가능한지를 미리 알아보길 당부드린다. 건축사와 이러한 일을 상담받고 업무를 보면 수십~수백만 원 정도의 지출이 나가므로 비용이 적지는 않으나, 복잡한 건축법을 숙지한 전문가가 일반인이 직접 하기 어려운 허가 및 기타 필요한 행정 절차를 다 처리해주니 그 비용을 감수하고 컨설팅받을 만하다.
특히 숙박업 전용으로 건물의 신규 허가를 받거나 용도 변경을 할 때 보통 그 지역의 구청/시청 공무원이 담당자가 되어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사정에 빠삭한 그 지역 담당 건축사에게 상담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예컨대, 종로구 지역 허가 사항을 중구 지역 건축사에게 상담받으려고 해도 건축사가 그 지역에 가서 다시 알아보라고 하더라)
우리가 살펴본 건물의 경우 이런 세부 조항 중 치명적인 위반 사항이나 문제점은 없었지만, 각 층마다 넓이가 작은 편이라 새로 객실을 만들어 꾸미기에는 공간이 협소했다. 결국 이 건물은 행정적인 처리의 어려움이 많았던 데다가 수용 인원이 적으니 예상되는 수익 또한 적어서, 게스트하우스의 터전으로 삼기에는 부적합했다.
우리는 미련 없이 다른 건물을 찾아보기로 했다.
동대문에서 만난 공간. 이 곳은 훗날 우리의 첫 번째 게스트하우스의 터전이 된다.
2015년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부동산 매물을 찾으면서 느끼는 점을 정리하면,
1) 발품을 팔아야 한다
주거용 매물은 지역 단위/아파트 단지 단위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고 정확도도 어느 정도 있는 편. 최근에는 X방 부류의 부동산 정보 공유 서비스 플랫폼도 다양하다.
하지만 상가 매물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건물이 얼마나 되었느냐,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또 다르다. 네X라는 서비스도 있지만, 아직 매물 수는 적은 편.
그래서 매물을 탐색하기 가장 좋고 정확한 방법은 원하는 지역의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싹 다 검색해서,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우리가 원하는 크기, 용도, 보증금/임대료 조건 등 요구사항을 말하고 접수해놓는 것이다. 만약 10여 곳에 연락을 뿌려 놓으면 다시 회신이 오는 곳은 2~3곳 정도이고 그마저도 막상 나가보면 아쉬운 매물이 다수이지만, 인터넷에서 뒤적거리는 것보다는 직접 연락을 돌리는 방법이 훨씬 낫다.
2) 호흡을 길게 가져야 한다
부동산을 탐색할 때에는(주거용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우리가 원하는 지역에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매물을 찾으려면 기간을 길게 두고 호흡을 길게 가져야 한다.
괜찮은 매물은 우리가 문의하는 시점에 없을 확률이 높고,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야 매물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건수를 만들어 중개보수를 받기 위해 그사이에 분명 여러 부동산 매물을 추천하겠지만, 원하는 조건의 매물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 기간을 얼마나 두어야 하는가는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3~6개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6개월이 지나도 원하는 조건의 매물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자신의 요구사항이 비현실적이거나, 그 지역이 그만큼 경쟁력이 없다는 말일 수 있으니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매물은 중간에 딜이 엎어질 가능성도 언제든 존재하므로, 괜찮은 공간을 만났다고 너무 아쉬워하거나 미련을 갖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좋은 공간은 언젠가 어디에선가 만나게 될 게다.
3) 요구사항이 명확해야 한다
부동산 공인중개소에 매물 탐색을 요청할 때는, 자신이 열고자 하는 사업장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위치, 평수, 보증금, 임대료, 그리고 권리금 조건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원하는 매물을 잘 찾을 수 있다. 중개사무소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매물을 다루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으면, 전혀 맞지 않는 매물을 추천해주거나 건물이 적절한 게 맞는지 헤매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담당자에게 사무실, 식당, 숙박업 등 내가 어떤 용도로 부동산을 임차할 것인지를 말하고, 자신의 예산에 따라 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을 설정한 뒤, 화장실 개수나 내부에 방이 있는 등 부동산의 형태를 명확하게 전달해주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상가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권리금이 존재하기 때문에, 초기에 투입하는 자금의 규모는 보증금과 권리금을 합해서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권리금은 보증금과 달리 고정된 금액이 아니라 상권의 흥망이나 사업장의 영업 성과에 따라 나중에 금액이 크게 변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처음 만난 동대문의 그 건물 이후로도 우리는 신촌, 명동, 동대문, 을지로, 충무로 등지의 다양한 건물들을 물색했다. 부동산업 특성상 대부분의 매물 탐색은 평일 낮에 이뤄졌고, 회사에 묶여 있는 나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동행하는 것으로 힘을 보탰다.
우리가 원한 건물의 형태는 탁 트여있는 열린 공간으로, 기존에 객실이 짜여 있는 숙박업소를 인수하는 형태는 아니었다. 이미 운영을 하던 사업장은 권리금이 많이 발생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컨셉으로 공간을 꾸미고 객실을 배치할 수 없었기 때문.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내듯 우리의 구상대로 객실과 공간을 배치하고 꾸미고 싶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넓고 탁 트인 공간을 찾기는 어려웠고 그나마 찾는다고 해도, 용도 변경과 숙박업 허가에 호의적인 건물주를 만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2개월 정도 중개사무소만 수십 군데를 기웃거리고 매물은 열댓 개를 보며 시간이 흐르던 때, 괜찮은 매물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동대문 시장 골목에 있는 상업용 건물, 2층과 3층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고, 탁 트인 100여 평의 공간.
훗날 그곳은 우리의 첫 터전이 된다.
[연재목차]
2019.01 프롤로그
2019.02 눈 뜨다
2019.03 공상하다
2019.04 관찰하다
2019.05 구상하다
2019.06 만남
2019.07 설레다
2019.08 숨 고르기
2019.09 계산
2019.10 헤매다
2019.11 첫삽 뜨기
2019.12 만들어지다
2020.01 그랜드오픈
2020.02 에필로그 – 퇴사 과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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