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2026년 5월 한 달 사이 구글·OpenAI·Anthropic과 OTA들이 잇달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호텔 예약이 AI 안으로 들어간다.
- 손님이 숙소 이름을 알고 물으면 AI는 거의 다 답해준다. 이름을 모른 채 "추천해줘"라고 물으면 우리 숙소가 답에 낄 확률은 10~15%로 떨어진다.
- 한국 여행자 36%는 이미 AI로 여행을 계획한다. AI 종주국 미국(25%)보다 많다. AI가 우리 숙소를 답으로 내놓게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2026년 5월 19일, 구글 I/O
2026년 5월 19일 미국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에서 구글은 AI가 검색 안에서 결제까지 끝내는 기능을 더 많은 분야로 넓힌다고 발표했다. 광고·커머스 부문 부사장 비드햐 스리니바산은 그다음 차례를 이렇게 밝혔다.
"곧 호텔 예약과 지역 음식 배달부터 시작한다."[1]
검색 시장을 장악한 회사가 고객의 마지막 여정인 예약까지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같은 날 구글은 노트북을 닫고 잠든 사이에도 클라우드에서 24시간 일하는 AI를 공개했다. 손님이 자는 동안에도 AI가 대신 숙소를 찾고 비교하고 예약하게 된다. 구글의 AI Mode는 출시 1년 만에 월간 사용자 10억 명을 넘었다[2].
구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같은 달 빅테크 세 곳과 여러 OTA가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발표를 내놨다. 한 회사의 베팅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는 개발자로 시작해 IT 업계에서만 일했고 2008년 해외 한인민박 예약 플랫폼을 만든 뒤로 숙박 기술을 다뤄 왔다. 그동안 배운 것 하나는 세상의 변화가 늘 예상보다 늦게 온다는 것이었다.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내가 먼저 체감하고 주변에 퍼지기까지 빨라도 1년, 늦으면 3년이 걸렸다. 이번엔 두어 달이었다. 70 넘으신 어머니가 "AI한테 물어봤다"고 하시는 걸 듣고 나는 귀를 의심했다.
숙소의 이름을 모르는 손님이 우리 숙소를 발견할 수 있을까?
호텔 마케팅 분석가 길 챈(Gil Chan)이 2026년 5월 내놓은 분석에 이 변화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휴가용 숙소 운영사 다섯 곳을 AI 검색 엔진 네 곳에 물어본 분석이다. 손님이 "신라호텔 제주 어때?"처럼 숙소 이름을 넣어 물으면 AI는 97% 그 숙소를 인용하여 답을 한다. 그런데 "제주에서 가족과 묵을 곳 추천해줘"처럼 여행 계획을 물으면 특정 숙소가 답에 낄 확률은 10~15%로 떨어지고 나머지 자리는 대형 OTA가 채운다[3].
이미 우리를 아는 손님은 AI에게 물어도 우리 숙소를 찾아온다. 아직 우리를 모르는 새 손님은 AI가 보여주는 OTA 목록에서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고객이 우리 숙소를 발견하는 경로가 줄어들고 있다.
고객은 이미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9천만 건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클라우드베드(Cloudbeds)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여행자가 전통 검색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비율은 1년 만에 51%에서 3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생성형 AI 이용은 두 배 넘게 늘었다[4]. 먼저 움직인 곳은 이미 숫자를 얻고 있다. 호텔 기술 기업 Shiji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자기 정보를 AI가 읽기 좋게 정리해 노출한 한 호텔은 두 달 만에 직접 예약 매출이 2.1배로 늘었고 예약의 17%가 AI 채널을 거쳐 들어왔다[5].
한국은 더 빠르다. 2025년 11월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행자의 36%가 이미 AI로 여행을 계획한다[6]. 딜로이트 조사에서 미국 여행자는 25%였다[7].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챗GPT로 정보를 찾는 한국인 비율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40%에서 55%로 올랐다[8]. 챗GPT 답이 마음에 안 들 때 "다시 챗GPT에 묻겠다"는 사람은 77%였고 "검색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32%에 그쳤다[9][8].
우리 잠재고객은 이미 챗GPT와 제미나이의 추천을 기다리고 있다.
AI가 내 숙소를 추천하게 만드는 다섯 가지
길 챈은 AI 답변에 오르는 조건을 이렇게 정리했다. "가시성을 얻으려면 검색 시대를 만들었던 그 기본기가 그대로 필요하다. 권위 있는 콘텐츠, 구조화된 데이터, 외부 인용."[3] 숙소에 옮기면 다섯 가지다.
1. 우리 숙소의 정체성을 한 줄로 정리한다
AI는 모호한 숙소의 정보를 답으로 내놓지 않는다. "조용한 오션뷰 펜션", "반려견 동반 가능한 한옥", "와인 셀러를 갖춘 부티크 호텔", "모든 방에서 일출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처럼 한 줄로 설명되는 숙소가 AI 답변에 등장한다. "다 좋아요"라는 말은 AI 입장에서 "특별한 게 없다"와 다르지 않다.
사장님 머릿속에 흩어져 있는 강점을 종이에 적어 본 다음, 가장 차별적인 한 가지를 골라 모든 채널에 같은 문장으로 넣어보자. "한적한 오션뷰 펜션, 반려견 동반 가능, 조식 포함" 같은 식이다.
2. 정보를 한 곳에 정리하고 어디서나 같게 맞춘다
위치, 객실 수와 타입, 어메니티, 가격 정책, 체크인·아웃 시간, 반려견·금연·주차 정책, 영문 설명을 한 곳에 정리해 두자. 자체 홈페이지든 PMS든, 숙소 정보까지 동기화되는 채널 매니저든 기준이 되는 곳이 하나 있어야 한다.
AI는 인용할 수 있는 정보만 인용한다. 블로그에는 단편적인 후기만, 인스타그램에는 사진만 있고 자체 홈페이지는 없는 숙소, OTA마다 정보가 다른 숙소는 AI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면 AI는 그 정보를 부정확하다고 보고 인용하지 않는다. 하나의 데이터 소스에서 여러 채널로 정보가 동기화되는(SSOT, Single Source Of Truth) 채널 매니저를 쓰면 이 일이 쉬워진다.
3. 손님이 구체적인 표현을 남기게 한다
AI는 "조식이 맛있었다"보다 "전복죽이 인상적이었고, 사장님이 직접 잡은 해산물이라고 들었다" 같은 표현을 더 잘 인용한다. AI는 답할 때 이런 디테일을 근거로 삼는다. 손님이 가장 기억할 경험 하나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두고 그 표현이 리뷰와 SNS, 외부 콘텐츠로 흘러가게 하자. 성의 없는 리뷰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 정보는 AI가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에 있어야 한다. 로비 방명록에 깨알같이 적힌 칭찬이나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은 웹사이트의 정보는 AI에게 쓸모가 없다.
4. 외부에서 언급되게 한다
AI는 외부 인용을 신뢰의 신호로 읽는다. 내가 내 숙소가 좋다고 말하는 것보다 AI가 이미 신뢰할 만한 회사의 웹사이트나 지역 매체, 여행 블로거, 뉴스가 우리 숙소를 언급하는 쪽이 100배 강하다. 평소 관심 없던 블로거나 유튜버, 매체 인터뷰에도 조금은 관심을 둬 보자.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언급이 AI를 우리 숙소로 안내할 수 있다.
5. 자체 채널을 키운다
OTA 매출은 매출대로 가져가되 직판 경로와 자체 콘텐츠 채널을 함께 키워야 한다. 한두 개 채널에 너무 기대는 것은 전 재산을 주식 하나에 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글로벌 AI 회사와 OTA가 각자 다른 전략으로 숙박 시장을 바꾸는 지금은 누가 이길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아래 표).
AI는 우리가 수년간 꾸준히 쌓아 온 콘텐츠와 웹사이트에 신뢰 점수를 줄 것이다. 아직 홈페이지가 없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제는 사람 눈에 보기 좋은 웹사이트보다 AI가 읽기 좋은 웹사이트가 중요하고 그런 웹사이트는 이미 나와 있는 좋은 솔루션으로 만들면 된다.
다섯 가지 모두 장사 잘 되는 숙소 사장님들이 늘 해 오시던 일이다. 차별점을 만들고, 정보를 정확히 정리하고, 손님 경험을 디자인하고, 밖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일이다. 다만 이제는 그 일을 사람뿐 아니라 AI에게도 보여줘야 한다. 그만큼 채널 매니저와 AI 가시성 도구, 부킹엔진 같은 기술 인프라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내가 창업한 온다도 그 한가운데에서 숙박업주의 디지털 노출과 채널 통합을 돕고 있다.
빅테크는 어디로 가나
호텔 예약의 판을 흔드는 건 빅테크 전부가 아니라 'AI를 만드는 회사' 셋, 구글·OpenAI·Anthropic이다.
| 회사 | 움직임 | 숙소에 생기는 일 |
|---|---|---|
| 구글 | 검색에서 예약·결제까지 한 번에 끝낸다 | "이걸로 예약해줘" 한마디에 구글이 결제까지 처리한다 |
| OpenAI | 고객사 안에 AI 엔지니어를 들여보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사업을 키운다. 버진 애틀랜틱의 AI 컨시어지를 만든 팀이 그 중심이다[10] | 한 번 깊이 들이면 5년 뒤 그 숙소의 가격 정책도 고객 응대도 OpenAI 위에 얹힌다 |
| Anthropic | AI와 외부 서비스를 잇는 표준 연결 규칙(MCP)을 만들었다 | 위덤(Wyndham)은 2025년 주요 호텔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클로드에 호텔 데이터를 연결했고 2026년 5월 챗GPT 앱을 냈다. 구글 AI 모드 연동도 준비 중이다[11] |
Skift는 이 변화를 이렇게 짚었다. "사람은 브랜드 친숙도나 충성도로 빠르게 결정하지만, AI 에이전트는 그런 지름길이 필요 없다. 모든 선택지를 하나하나 따져본다."[12] 이름값으로 손님을 끌어온 중간 규모 체인이 가장 흔들릴 것이다. 최상위 럭셔리는 컨셉이 워낙 강해 살아남을 것이고 작은 독립 숙소는 컨셉이 분명하면 오히려 기회가 온다.
같은 매체는 이 흐름을 'The Claude Effect'라 부르며 AI가 예약을 자동화할수록 OTA 같은 중개자의 마진은 줄고 그 이득은 항공사·호텔 같은 공급자에게 간다고 봤다[13]. AltexSoft가 소개한 DirectBooker 같은 AI 네이티브 어그리게이터는 OTA보다 낮은 수수료로 호텔 객실을 모은다. 이런 모델에서는 예약과 결제의 주체(merchant of record)가 호텔에 남는다[14]. 손님도 데이터도 호텔에 남는 길이다.
아직 AI 에이전트에게 예약까지 맡기겠다는 여행자는 조사에 따라 2~8%뿐이다[14]. 신뢰가 그만큼 쌓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숫자는 늘어날 것이고 그 전에 발견 단계부터 챙겨야 한다. AI가 우리 숙소를 답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정돈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산업이 바뀌는 한복판에서
2026년 5월은 18년 동안 본 산업 전환 가운데 변화가 가장 빠르게 느껴진 달이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스마트폰이 퍼질 때도, 온라인 예약 플랫폼이 자리 잡을 때도 누군가는 그 시기에 게임의 룰을 바꿔 승자가 됐고 그 우위는 오래갔다. 이번에는 속도마저 훨씬 빠르다. 두어 달 뒤면 세상이 우리 숙소를 기회에서 저 멀리 밀어낸 뒤일 수도 있다. 이런 때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가장 안일한 판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길은 둘이다. 빅테크와 OTA가 만든 새 길 위에 우리 숙소가 잘 보이게 하거나, 그들과 별도로 우리 손님과 직접 만나는 통로를 키우거나. 어렵지 않으니 이번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보자.
손님은 이미 챗GPT에게 묻고 있다. 오늘 챗GPT에 우리 동네 숙소를 추천해 달라고 물어보자. 답에 우리 숙소가 없다면 왜 없는지, 그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실행 순서는 AI가 우리 숙소를 찾게 만드는 체크리스트 4가지에, 채널을 어디까지 열어 둘지는 OTA 몇 개에 팔아야 할까?에 정리돼 있다.
참고자료
- Google, "Introducing the Universal Cart and more ways to help you shop" (2026.5.19) · blog.google
- 구글 코리아 블로그, "[I/O 2026] AI 검색의 새로운 시대" (2026.5.19) · blog.google
- Hotel News Resource, "The Discovery Cliff: Why Hospitality Brands Disappear in AI Search" (2026.5.24) · hotelnewsresource.com
- Hospitality Net, "Six Forces Reshaping Independent Hotels in 2026, Including AI Discovery, Margin Pressure, and the Connectivity Imperative" (2026.4.30) · hospitalitynet.org
- Hospitality Net, "Shiji Horizon Distribution and Kismet Partner to Enable AI-Driven Hotel Discovery and Direct Bookings" (2026.5.25) · hospitalitynet.org
- 전자신문, 2026년 한국 여행 트렌드 조사 보도 (2025.11.25) · m.etnews.com
- Hotels, "Americans are thinking twice about summer travel this year: Deloitte survey" (2026.5.21) · hotelsmag.com
- The Korea Herald, 한국 검색 시장의 챗GPT 이용 확대 보도 (2026.1.29) · koreaherald.com
- 오픈서베이, AI 검색 트렌드 2026 리포트 (2026.2.2) · blog.opensurvey.co.kr
- Skift, "OpenAI Builds AI Deployment Biz Around Team Behind Virgin Atlantic Concierge" (2026.5.11) · skift.com
- Wyndham Hotels & Resorts, "Wyndham Launches Native ChatGPT App" (2026.5.6) · investor.wyndhamhotels.com
- Skift, "B2A? AI Agents Are Travel's New Audience — And They Don't Care About Brands" (2026.5.22) · skift.com
- Skift, "The Claude Effect Is Coming for Travel" (2026.3.2) · skift.com
- AltexSoft, "Who Will Control Lodging Distribution in the Era of Agentic AI? 7 Questions Posed to Hospitality Experts" (2026.5.20) · altexsoft.com
자주 묻는 질문
- AI에게 숙소를 물으면 어떤 기준으로 답하나요?
- AI는 웹에 글자로 남아 있는 정보를 읽습니다. 숙소 이름·주소·전화번호 표기가 채널마다 다르거나, 정보가 사진 안에만 있고 텍스트로 없거나, 리뷰가 별점뿐이고 구체적인 문장이 없으면 AI가 집어 들 근거가 없습니다.
- 손님이 우리 숙소 이름을 모르고 물으면 어떻게 되나요?
- 격차가 큽니다. 이름을 알고 물으면 AI는 97% 그 숙소를 답하지만, 이름 없이 추천을 구하면 특정 숙소가 언급될 확률은 10~15%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그 두 번째 상황입니다.
- 당장 무엇부터 손대야 하나요?
- 표기 통일과 텍스트 정보가 먼저입니다. 숙소 이름·주소·전화번호를 모든 채널에서 토씨까지 같게 맞추고, 사진 안에만 있던 정보를 홈페이지에 문장으로 풀어쓰는 것이 1·2단계입니다. 그다음이 구체적인 리뷰 수집, 구글 지도 등 외부 채널의 정보 일치입니다. 항목별 실행 순서는 글 끝에 링크한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