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펜션은 1995년 농어촌민박 제도와 2000년 전후의 '고급 민박' 붐에서 시작해 30년 동안 한국 가족여행의 대표 숙소가 됐다.
- 그런데 국내 여행 숙박에서 펜션 점유율은 2017년 25%에서 2025년 18%로 내려왔고 바가지 요금과 퇴실 청소 논란이 펜션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있다.
- 2026년 10월 1일 국회를 통과한 도농교류법 개정안은 농어촌민박을 등록제로 바꾸고 주택 소유·사전 거주 요건을 없앴다. 새로 생긴 '빈집재생민박'으로는 운영 기업도 정식으로 들어올 수 있다.
- 조식은 2015년부터 이미 허용돼 있었다. 펜션의 아침을 막은 건 법이 아니라, 늘어난 채널과 비용에 쫓기는 사장님의 시간이었다.
- 채널 관리와 마케팅은 좋은 솔루션에 맡기고 본질인 환대에 집중해야 한다. OTA의 정형화된 틀에 담기지 않는 펜션만의 매력은 AI가 읽을 수 있는 홈페이지에 담을 때, 그 매력을 알고 찾아오는 손님으로 돌아온다.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쯤으로 기억한다.
가족들과 서해 바다 근처에 있던 민박집으로 여름휴가를 갔다. 해가 질 때까지 바닷가에서 게를 잡으며 놀다가, 저녁에는 몇 마리 안 되는 게에 민박집 주인 할머니가 주신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들을 보태어 어머니가 근사한 매운탕을 끓여주셨다.
그때는 아무도 그곳을 펜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냥 민박이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비슷한 자리에 '펜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간판이 하나둘 걸리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사시던 집처럼 정겹지만 조금은 초라하던 민박집들도 조금씩 화려해졌다. 테라스가 달린 목조 외벽, 유럽 그림엽서에서 본 것 같은 집들이 바닷가와 강원도 등지에서부터 생겨나더니 어느덧 국내 여행 가는 곳마다 빠짐없이 펜션이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시작된 펜션과의 인연이 이렇게 업(業)으로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2013년 한인텔을 운영하던 시절, 한인민박에서 펜션으로 마켓을 넓혀보고자 펜션 검색 앱 '펜션으로 튀어라(펜튀)'를 직접 런칭해 서비스했다(이데일리, 2013.10.16). 이후에는 옐로모바일의 손자회사인 옐로트래블랩스에서 '우리펜션'을 경영했다. 2004년에 문을 연 우리펜션은 2019년 야놀자에 인수될 때 '국내 최대 실시간 펜션 예약 서비스'로 소개됐다(인사이트, 2019.6.3). 필자가 지금 경영하는 회사의 주요 고객이 펜션업주라는 건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다 아실 것이다.
지난주 뉴스를 보다가 내 관심을 끈 국회 소식이 하나 있었다. 10월 1일, 농어촌민박을 손보는 도농교류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숙박매거진, 2026.10.2). 등록제 전환과 요금 공개, 과징금까지 굵직한 내용이 많았지만 유독 눈길이 가는 문장이 있었다.
"조식은 숙박요금에 포함해 제공할 수 있다."
사실 새로 추가된 조항은 아니다. 농어촌민박의 조식 제공은 2015년부터 가능했으니(농민신문, 2024.7.3) 벌써 11년째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투숙객들에게 아침상을 내어준 펜션은 손에 꼽지 않을까 싶다.
만약 펜션이 아침을 제공한다면?
펜션 시장 30년, 민박에서 풀빌라까지
펜션의 뿌리는 민박이다. 1995년 시행된 농어촌정비법이 농어촌민박을 제도로 만들었다. 법은 농어촌민박을 그 지역 주민이 사는 집으로 "농어촌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숙박을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농어촌정비법 제2조). 농가가 남는 방을 도시 손님에게 내주던 그 민박이다. 짐작건대 어머니가 민박집 할머니로부터 받으신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주신 그 집도 아마 이 제도 안에 있었으리라.
'펜션'이라는 이름은 그로부터 몇 년 뒤에 생겨났다. 2002년 한 일간지는 펜션을 "호텔의 편리함과 민박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모두 살린 객실 10개 이하의 레저용 숙박시설"로 소개하면서 2~3년 전부터 자생적으로 생겨 전국에 40여 개가 운영 중이라고 썼다(한국일보, 2002.6.3). 1년 뒤에는 500여 개로 늘었다(한국일보, 2003.6.25).
1세대 펜션업주의 전형적인 페르소나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노후를 위해 전원에 집을 짓고 방 몇 칸을 내준 50대였다(경향신문, 2002.7.9).
이후 2003년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관광펜션업이 생겼고(이투데이, 2010.5.31), 2004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작됐다. 금요일 저녁 양평과 가평으로 차를 모는 가족이 펜션의 주 고객이 됐다. 우리펜션이 문을 연 것도 그해이다.
참고로 '펜션'은 법률상 업종 이름이 아니다. 같은 펜션 간판을 달아도 농어촌민박, 관광펜션업, 일반 숙박업 중 하나로 등록돼 있고 그중 상당수가 농어촌민박이다. 이번 법 개정이 펜션 사장님들께 직접 닿는 이유다.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이 판을 바꿨다. 예약은 전화에서 앱으로 넘어갔고 스파와 수영장을 갖춘 풀빌라가 등장했다. 사진 한 장이 예약을 좌우하는 시대였다. 필자가 '펜션으로 튀어라'라는 앱을 런칭해 주말에 놀러 갈 펜션을 사진으로 찾아볼 수 있게 만든 것도 이즈음이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는 펜션 시장을 크게 바꿔놓았다. 해외여행이 막혔던 2021년, 펜션 거래액은 전년보다 60% 넘게, 풀빌라는 120% 늘었고(온다 숙박업 지표 OSI, 뉴시스, 2022.1.28), 이 틈에 작은 건설업체들까지 풀빌라를 지어 분양하거나 직접 운영에 나서면서 공급도 급증했다.
그러다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특수는 끝났다. 2023년 설 연휴에 국내 숙소 이용은 1년 전보다 29% 줄었고 해외 숙소 이용은 4,057% 늘었다(야놀자·인터파크, 파이낸셜뉴스, 2023.1.30).
그 뒤 펜션 시장은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가 줄어 영업이 예전 같지 않다. 농어촌민박은 2025년 9월 기준 3만 6,001곳으로 일반 숙박업(3만 648곳)보다 많다(숙박매거진, 2025.10.30).
유가 상승이나 전쟁 등으로 해외여행 고객이 국내로 많이 돌아서기는 했지만(풍선효과 1편 참고), 정작 국내 여행에서마저 펜션은 고객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모양이다. 국내 여행 숙박에서 펜션 비중은 2017년 25%에서 2025년 18%로 내려왔고 같은 기간 호텔은 17%에서 30%로 올라섰다(컨슈머인사이트, 한국경제, 2026.1.22).
방은 많은데 손님이 덜 찾으면 1년 장사를 성수기 며칠에 거는 구조가 되기 쉽다.

펜션이라는 이름의 이미지
지난해 여름 춘천의 한 펜션은 4인실 1박에 140만 원을 받았다. 성수기가 끝난 17일, 같은 방은 9만 9천 원이었다(SBS Biz, 2025.8.8). 기사 제목은 "이러니 해외 가지"였다.
같은 해 6월에는 설거지가 논란이 됐다. 퇴실 때 설거지를 부탁했다가 손님이 격하게 화를 냈다는 강원도 펜션 사장님의 글이 퍼지자 "설거지 시키려면 객실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데일리안, 2025.6.11). 10월에는 한 펜션이 청소를 면제해 주는 3만 7천 원짜리 '클리닝 프리' 옵션을 숙박 사이트에 올렸다가 "청소 안 한다고 돈을 더 내야 하나"라는 비판을 받았다(YTN, 2025.10.10).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숙박 계약 피해구제 신청은 2024년 1,919건에서 2025년 2,662건으로 38.7% 늘었다(경향신문, 2026.6.19). 펜션만 따로 센 숫자는 아니지만 펜션이 이 흐름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나는 이것이 펜션 사장님들 다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펜션 시절부터 만나온 사장님들 대부분은 손님을 진심으로 환대하시며 정원을 가꾸고, 정성스럽게 식혜와 김밥 한 줄을 싸서 퇴실할 때 손에 쥐여 주시던 분들이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펜션을 접한 잠재 고객들에게는 한 번의 140만 원과 한 번의 설거지 요구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바가지를 잡으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글을 쓴 것도 같은 이유였다.
펜션업주에게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내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정'을 주던 펜션 사장님들은 어디로 가신 걸까?
여러 사장님들을 인터뷰하며 내린 나름의 답은 이렇다.
펜션을 찾는 손님이 예약하는 경로는 지난 10년 사이 몇 배로 늘었다. 처음 펜션이라는 것이 생겼을 때는 홈페이지 제작업체(웹에이전시)를 통해 만든 펜션 홈페이지를 보고 전화하는 고객을 종이 장부로 관리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다가 우리펜션 같은 펜션 전문 예약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지금은 네이버 예약과 야놀자, 여기어때에 글로벌 OTA까지 관리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빈방을 채우기에는 충분치 않아 인스타그램까지 챙겨야 한다. 펜션은 호텔과 달리 객실마다 재고가 하나씩밖에 없어서 채널이 하나 늘 때마다 사장님이 관리해야 할 달력과 요금표도 당연히 하나씩 늘었다. 우리펜션의 핵심 기능은 사장님이 수첩과 전화로 받던 예약을 하나로 모아주는 실시간 예약달력이었는데,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사장님의 달력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비용은 또 어떤가. 인건비와 수도·전기 요금, 건축 자재비가 몇 년 사이 줄줄이 올랐다. 최저임금만 해도 2020년 8,590원에서 2026년 1만 320원으로 약 20% 올랐다(최저임금위원회). 여기에 야놀자·여기어때 같은 숙박앱에 내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더해진다. 숙박앱에 입점한 업체들은 한 달 평균 107만 원 남짓을 광고비로 쓰고, 판매 수수료로 평균 11.5%를 낸다(중소기업중앙회 조사, 메트로신문, 2024.7.3).
채널이 늘어나니 채널 관리와 마케팅에 신경 쓸 일이 많아지고 비용이 오르니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다. 줄인 인력만큼의 일은 고스란히 사장님 손으로 돌아온다. 예약 전화를 받고 채널마다 달력을 열고 재고와 가격을 맞추고, 입금을 확인하고 바비큐 숯에 불을 붙이시다가 손님이 떠나면 시트를 갈고 청소까지 손수 하셔야 한다. 이쯤 되면 정작 손님에게 쓸 시간과 여유가 남아 있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성을 담아 손님을 맞아 주시는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다.)
펜션업계 스스로도 "회전율이 떨어지고, 청소업체를 따로 쓰기 어려워 이용자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데일리안, 2025.6.11). 나는 이 말이 변명이라기보다는 늘어나는 비용을 매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에서 나온 솔직한 고백이자 탄식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여유가 없어지면 정이 가장 먼저 사라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부족해진 환대는 손님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청소는 손님에게 넘어가고 조식은 꿈도 못 꾼다. 어쩌면 바가지와 청소 강요는 인성보다 구조와 환경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도농교류법 개정, 펜션에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에 시행되고 기존에 신고한 사업자는 따로 절차 없이 등록 사업자로 인정된다. 펜션 사장님들이 알아두셔야 할 변화는 크게 네 가지다(숙박매거진, 2026.10.2).
- 펜션 운영의 문턱이 낮아진다. 신고제가 등록제로 바뀌고 사전 거주 요건과 주택 소유 의무가 없어진다. 내 집이 아니어도 민박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반 농어촌민박은 여전히 사업자가 그 집에 살아야 한다. 더 큰 변화는 새로 생기는 '빈집재생민박'이다. 1년 이상 비어 있던 집을 쓰면 지역 주민 요건도 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고, 지자체와 중소기업, 비영리법인도 운영할 수 있다.
- 가격은 투명하게 노출되어야 한다. 등록증과 요금표를 사업장뿐 아니라 홈페이지와 SNS에도 게시하고, 지자체에 신고한 요금을 지켜야 한다.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값을 올려 다시 팔면 재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이 붙는다.
- 정기 점검이 의무화된다. 서비스·위생·소방안전 교육과 전기·가스 점검을 매년 받아야 하고, 보험이나 공제에도 가입해야 한다.
- 조식 판매가 가능하다. 조식은 숙박요금에 포함해 제공할 수 있다. 그 밖의 식사는 식품접객업 시설기준을 갖춰 허가를 받으면 투숙객에게 낼 수 있다.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할 대목은 그중 2번일 것이다. 홈페이지와 SNS, 여러 예약 앱, 그리고 지자체에 신고한 금액까지 요금을 통일해야 한다. 시행령이 어떻게 정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채널마다 요금을 일일이 손으로 수정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1번이 더 큰 변화라고 본다.
농어촌민박은 그 땅에 사는 주민의 부업이자 농가 소득을 위한 제도로 출발했다. 이번 개정은 그 무게를 관광상품 쪽으로 조금 옮긴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민박을 별도의 사업 영역으로 떼어내고, 빈집을 숙소로 되살리고, 요금과 안전은 관광숙박에 가깝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펜션 시장에는 두 부류의 운영자가 정식으로 함께 경쟁하게 된다. 한쪽은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펜션 사장님들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 자금으로 시골에 집을 지어 그 땅에 정착하신 분들이다. 다른 한쪽은 지역의 빈집을 빌리거나 사들여 여러 채를 묶어 운영하는 운영 전문 기업이다. 지금도 이런 업체가 적지는 않지만 이제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정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자본을 갖고 뛰어든 운영 기업은 펜션 사장님들에 비해 사진과 가격, 채널 관리에 능할 것이고 규모의 경제도 갖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사장님들이 이 경쟁에서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진정성 있는 호스피탈리티, 정(情)이 아닐까? 정을 줄 수 있는 건 그 땅에 실제로 살며 그 터전을 아끼고 그 지역에 오신 객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뿐이다. 정성 들인 조식 한 상, 손글씨 쪽지 한 장, 도착한 손님에게 내미는 웰컴티 한 잔, 퇴실할 때 챙겨 드리는 그 동네 특산물 한 봉지 같은 것. 앞서 이야기한 사장님들이 식혜와 김밥 한 줄을 손에 쥐여 주시던 그 마음이다. 운영 기업이 매뉴얼로 흉내를 내더라도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손맛과 이야기까지 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2천만 시대, 펜션이 팔아야 할 것
외국인 관광객은 이미 지방으로 향하고 있다. 올여름 트립닷컴에서 외국인 여행객의 국내 기차 예약은 1년 전보다 161% 늘었고 서울~강릉 노선은 415% 늘었다(매일경제, 2026.7.26). 상반기 방한객이 1,071만 명으로 21.3% 늘어나는 사이, 업계에서는 "지역 방문 외국인도 많은데 마땅한 숙소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한국경제, 2026.8.29).
나는 그 '마땅한 숙소' 자리에 펜션이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글에서 남해 펜션이 한식을 하나의 콘텐츠로 내줄 수 있다면 하룻밤 수십만 원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했듯이, 그 출발점은 소박하지만 정이 담긴 아침 한 끼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펜션'은 원래 밥이 딸린 말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 펜시옹 콩플레트(pension complète)는 세 끼가 포함된 숙박을, 드미 펜시옹(demi-pension)은 아침과 저녁이 포함된 숙박을 뜻한다. 영국의 B&B는 아예 이름에 아침(Breakfast)을 달고 있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읍내 빵집에서 그날 아침 사 온 빵, 동네 두부로 끓인 된장국, 텃밭에서 딴 채소 몇 가지면 충분하다. 서해 민박집 할머니가 건네주신 물고기 몇 마리가 우리 가족에게 그랬던 것처럼, 외국인 손님에게는 그게 잊지 못할 한국의 아침이 된다.
사장님이 환대에만 집중하실 수 있으려면
다만 그 아침을 준비하시려면 아침에 쓸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장님들께 채널 관리와 마케팅은 좋은 솔루션을 찾아 맡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채널마다 흩어진 예약 달력과 요금, 입금 확인과 안내 문자는 채널 매니저와 숙소 관리 시스템(PMS)이 사람보다 정확하게 해낸다. 개정법이 요구하는 요금 공개와 신고 요금 준수도 한 시스템 위에서 관리하면 훨씬 수월하다. 퇴실 청소처럼 손님에게 부탁하던 일도, 비용이 든다면 요금에 투명하게 녹이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
그렇게 아낀 시간을 숙박업의 본질인 환대에 쏟으셔야 한다. 손님이 만족하면 저절로 다시 찾아오고 그 손님이 남긴 리뷰가 또 다른 손님을 데려온다. 지금 만들어두셔야 할 것은 사장님이 환대에만 집중하셔도 손님이 찾아오고 매출이 오르는 환경이다.
AI 시대에는 이 이야기가 한 가지 더 중요해진다.
펜션은 비정형 숙소다. 호텔은 객실 타입과 면적, 침대 수 같은 정해진 정보로 대부분 설명이 되지만 펜션의 매력은 그렇지 않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주인이 아침마다 굽는 빵, 반려견이 마음껏 뛰는 잔디마당, 퇴실할 때 받아 가는 지역 특산물 같은 것들은 OTA의 정형화된 입력 칸에 다 담기 어렵다. 그래서 OTA 목록 안의 펜션들은 가격과 사진 몇 장으로만 비교되기 쉽다.
이런 유니크함은 AI가 잘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우리 숙소 홈페이지에 녹여야 빛을 본다. 한국 여행자의 36%가 이미 AI로 여행을 계획한다(아고다 조사, AI가 내 호텔(펜션)을 추천하게 만드는 법 참고). "아이와 갈 만한, 아침 주는 조용한 계곡 펜션"을 묻는 손님에게 AI가 우리 숙소를 답으로 내놓으려면, 그 사실이 AI가 읽을 수 있는 곳에 적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 숙소의 뾰족한 장점을 알고 찾아온 손님은 기대한 것을 그대로 경험하고 가니 만족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필자가 운영하는 온다는 온다플러스와 채널 매니저로 여러 채널에 흩어진 사장님의 달력과 요금이 한곳에서 움직이게 하고, 부킹엔진 홈페이지를 챗GPT와 제미나이가 잘 읽고 추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술이 사장님 대신 환대를 해줄 수는 없지만 사장님께서 정을 나누실 약간의 여유 정도는 드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다시 그 민박집으로
그 여름 서해 민박집의 방이 어떻게 생겼었는지는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해 질 녘까지 게를 잡던 바닷가와, 할머니가 주신 물고기로 어머니가 끓여주신 매운탕 한 냄비는 향수처럼 바다에 갈 때마다 떠오르는 아름다운 추억이다.
펜션은 원래 그런 추억을 파는 곳이 아니었을까.
언젠가 서해나 강릉 어느 펜션에서 아침상을 받은 외국인 가족이 그 아침 때문에 한국을 다시 찾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아침이 그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오현석 | 온다(ONDA) 대표이사, 숙박업 18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