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전국 숙박시장에서 팔 수 있는 객실의 51.5%가 모텔인데 사장님들은 하나같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한다. 숙박앱 수수료(평균 11.5%)와 광고비로 매출의 약 20%가 빠진다.
- 대실 수요를 받치던 커플의 외출이 줄었다. 혼인 건수는 1996년의 절반 아래로 줄었고 1인 가구는 전체의 36%가 됐다. 최저임금과 가스요금, 금리는 올랐다.
- 2025년 방한 외국인은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다. 그런데 외국인 손님을 받을 준비가 안 된 모텔은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숙소다. 이것이 51.5%의 역설이다.
로빈컴퍼니의 '우리나라 숙박시장 2024'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숙박업소는 59,619개이고 팔 수 있는 객실의 51.5%가 모텔(법정 유형으로는 여관)에서 나온다[1]. 시장의 절반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이 큰 시장의 사장님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씀을 하신다.
"예전엔 이 정도로 힘들지 않았어요."
18년간 이 업계에 있었고 온다를 10년 운영하면서 수천 개의 숙박업소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모텔 사장님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수십억을 들여 리모델링했는데 이자라도 낼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이제는 놀랍지 않다. 시장이 커져 가는 것과는 반대로 현장에는 웃음 대신 곡소리가 가득하다. '51.5%의 역설'이라 부르고 싶다.
전장만 바뀌었을 뿐,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모텔 사장님들에게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고마우면서도 원망스러운 이름이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모텔 매출의 80% 이상이 두 앱에서 나온다고 본다[2]. 손님이 직접 찾아오는 워크인은 갈수록 줄고 있다. 앱 없이는 장사가 안 되는데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
2024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기업 1,103곳을 대상으로 거래 실태를 조사했다. 아래 표는 그중 숙박앱 부문 결과다[3].
| 항목 | 수치 |
|---|---|
| 평균 판매 수수료 | 11.5% (최저 8% ~ 최고 17%) |
| 월평균 광고비 | 107만 9,300원 |
| 수수료 + 광고비 합산 | 매출의 약 20% |
5만 원짜리 방을 팔면 최소 1만 원이 플랫폼으로 간다. 여기에 월 100만 원이 넘는 광고비가 매달 빠진다. 광고를 안 하면 아무도 찾지 못하고 경쟁 업체도 광고를 하니 광고비는 끝없이 올라간다.
플랫폼 경제학으로 보면 예견된 결과다. 플랫폼은 서비스 초기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 공급자에게 유리하다. 플랫폼에 올리기만 하면 손님이 오던 시절이 있었다. 내 첫 창업 아이템이던 한인텔이 그랬고 야놀자나 여기어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국은 인구 5천만의 닫힌 시장이라 내국인 수요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 공급이 충분해지는 순간 플랫폼 안에서 다시 경쟁이 시작된다. 상위 노출을 위한 광고비 경쟁은 지대추구(rent-seeking)와 같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비용만 올라갈 뿐 파이는 커지지 않는다. 오프라인 시절 네온사인을 키우고 전단지를 뿌리던 비용이 온라인 광고비로 바뀌었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구조의 문제를 알고 있다. 2025년 8월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과징금 15.4억 원을 부과했다. 두 회사가 입점 업체에 쿠폰 광고상품을 판매하고 쓰지 않은 쿠폰은 환급 없이 소멸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어때는 쿠폰 유효기간을 단 하루로 설정해 당일에 쓰지 않은 쿠폰을 자동으로 소멸시켰고 소멸된 쿠폰 규모만 359억 원이다[4]. 중소형호텔협회는 2025년 9월 회원사들과 함께 두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협회는 피해 업체를 5,000~8,000곳으로 추산한다[5]. 2026년 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위에 두 회사의 고발을 요청했다[6].
과징금이 부과되고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그렇다고 구조가 바뀔 리는 없다. 플랫폼 없이는 여전히 장사가 안 된다. 입점하지 않으면 망하고 입점하면 남는 게 없다.
대실 수요가 줄고 있다
대실은 모텔 수익 구조의 핵심이었다. 오전 대실, 오후 대실, 그리고 숙박까지 하루에 방을 두세 번 돌렸다. 숙박만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아 가동률(OCC)이 100%를 넘겨야 겨우 이익이 나는 구조다. 10년 전 모텔 사장님들은 "커플만 잡으면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실 수요의 바탕이던 커플의 외출이 줄었다.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혼인 건수는 2022년 19만 2천 건으로 역대 최저였다. 1996년 43만 5천 건의 절반도 안 된다[7]. 1인 가구는 2024년 804만 5천 가구로 전체의 36.1%다. 2015년에는 27.2%였다[8]. 혼자 사는 사람이 늘면서 커플들이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밖에서 공간을 찾을 이유도 줄었다. 2024년 피앰아이 조사에서는 미혼 남녀의 75.8%가 연애를 하지 않고 있었다[9].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서 2024년 OTT 이용률은 89.2%에 이르렀다[10]. 커플에게는 자취방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배달 음식을 시키는 쪽이 훨씬 경제적이고 편하다.
주요 고객 중 하나였던 커플에게 모텔의 경쟁 상대는 이제 옆집 모텔이 아니라 자취방이다.

아직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Z세대는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 나가더라도 모텔보다 공유숙박이나 감성 숙소를 선호한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를 즐기는 요즘 세대는 어두침침한 모텔보다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에 돈을 쓴다. 줄어드는 수요를 붙잡으려면 결국 시설로 승부해야 한다. 최신 인테리어로 꾸민 신상 모텔과 갓 리노베이션한 모텔에 사람이 몰린다. 하지만 그 효과는 12년이면 끝난다. 인기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23년마다 수억 원씩 다시 들여 리모델링해야 한다.
대실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운영 비용도 있다. 손님이 나갈 때마다 청소하고 린넨을 교체해야 해서 하루 세 번 돌리면 청소도 세 번이다. 인건비와 세탁비, 소모품비가 그때마다 든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운영 비용도 오르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대실 요금을 올리면 손님이 옆 모텔로 간다.
반대로 비용은 오르기만 한다. 최저임금은 2015년 5,580원에서 2025년 10,030원으로 10년 만에 80% 올랐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여섯 차례 올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0.5%에서 2023년 3.5%까지 올랐고 이후 내렸다고는 해도 저금리 시절과는 거리가 멀다. 수억 원 대출을 안고 있는 모텔 사장님의 이자 부담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비용만 오르는 가위눌림(cost squeeze)이다. 회전율은 높은데 남는 게 없다.
시장의 절반이 놓치고 있는 외국인 고객
여기까지는 많은 모텔 사장님이 이미 아시는 이야기다. 플랫폼 수수료가 비싸고 대실이 예전 같지 않다는 데 다들 고개를 끄덕이실 것이다. 그런데 시장의 다른 쪽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다[11]. 야놀자리서치는 2026년에는 2,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12]. K-팝, K-드라마, K-뷰티가 만든 팬덤이 실제 관광 수요로 바뀌고 있다.
2016년에는 중국인 관광객만 806만 명이 한국을 찾아 서울 호텔 방이 모자랐던 때가 있었다[13]. 당시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에서 관광버스로 단체 관광객을 태워 포천 같은 경기도 외곽 호텔에 재우고 아침에 다시 명동으로 데려와 관광과 쇼핑을 시켰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차로 두 시간은 먼 거리가 아니었다. 서울에 방이 없으니 수도권 외곽까지 수요가 넘쳐흘렀다. 지금 비슷한 상황이 더 크게 다시 오고 있다.
2025년 10월부터 대형 공유숙박 플랫폼이 영업신고 의무화를 전면 시행해 신고하지 않은 숙소는 2026년부터 예약을 받지 못한다. 야놀자리서치는 국내 공유숙박 숙소 7만 2천여 개 가운데 약 3만 4천 개(47.7%)를 무허가로 추정했고, AirDNA 분석에 따르면 서울 공유숙박 숙소의 74%, 부산의 92%가 독채(전체 임대) 형태로 사실상 불법 운영이었다[14]. 수만 실의 공급이 시장에서 빠지고 있다.
그렇다면 공급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것도 녹록지 않다.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관광호텔 객실은 2016~2019년 3년간 23.8% 늘었지만 코로나19 이후 2025년까지는 3.7% 느는 데 그쳤다. 최근 건축허가 물량이 늘었다고 해도 호텔은 허가에서 준공까지 약 5년이 걸린다. 증권가에서는 2029년까지 서울 호텔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15]. 인바운드 관광의 성장이 아직 초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공급 부족은 당분간 쉽게 풀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텔은 이 기회에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기에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외국인은 야놀자와 여기어때로 숙소를 예약하지 않는다. 우리 모텔 사장님들에게는 외국인 고객이 찾는 채널에 숙소를 올리는 일도, 채널 매니저 같은 솔루션으로 재고를 관리하는 일도 아직 생소하다. 또한 영어가 부담스럽고 시스템이 복잡하다고 느끼다 보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2,000만 명의 외국인 고객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숙소가 된다. 이것이 51.5%의 진짜 역설이다.
문제를 직시해야 길이 보인다
모텔이 힘든 이유는 사장님들이 성실하지 않거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구 5천만의 닫힌 내수 시장 안에서 플랫폼 광고비는 끝없이 오르고 커플 수요는 구조적으로 줄고 비용은 오르는데 방값은 올릴 수 없다. 내수만 바라보는 한 이 구조 안에서는 답이 없다.
시야를 밖으로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에서 본 숙박 공급의 빈자리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텔이 채울 수 있다. 외국인을 받을 준비를 한 모텔이 먼저 움직이면 된다.
「모텔의 재발견」 시리즈
- 1편: 한국 모텔 70년, 다섯 번째 진화의 시간
- 2편: 모텔 업주는 왜 힘들어졌나 (이 글)
참고자료
- 로빈컴퍼니, "우리나라 숙박시장 2024 : 전국" (2025.4.15) · lobin.co
- 코리아포스트, "야놀자·여기어때, '광고비·수수료 갑질' 논란 재점화" (2025.10.13) · koreapost.co.kr
- 뉴시스, "온라인쇼핑몰 수수료 최고 35%…숙박앱 최고는 17%" (2024.7.3) · newsis.com
- 공정거래위원회, "2개 숙박업 사업자의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제재" (2025.8.12) · korea.kr
- 백세시대, "야놀자·여기어때, '광고갑질' 집단소송 피소... 법정싸움 격화?" (2025.9.30) · 100ssd.co.kr
- 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 야놀자·여기어때(공정거래법 위반)와 인팩·인팩이피엠(하도급법 위반) 공정위에 고발요청" (2026.1.14) · mss.go.kr
- 통계청,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출생 변화" (2025.9.3) · mods.go.kr
- 국가데이터처,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2025.12.9) · mods.go.kr
- GQ Korea, "MZ세대 10명 중 6명 연애 경험 없다" (2024.2.15) · gqkorea.co.kr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4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주요 결과" (2025.1.30) · kisdi.re.kr
- 한국관광공사, "2025년 12월 한국관광통계 공표" (2026.1.30) · datalab.visitkorea.or.kr
- 야놀자리서치, "Vol.35 2026년 대한민국 인·아웃바운드 관광 수요 예측" (2026.1.13) · yanolja-research.com
- 파이낸셜뉴스, "제주도 크루즈 예약 마감… 中, 방한관광 시장 1위 탈환하나" (2023.8.16) · fnnews.com
- 디지털데일리 (2025.7.25) · ddaily.co.kr
- 아시아경제, "'턱없이 부족하다' K열풍에 외국인 몰려오는데 서울 호텔 2029년까지 부족" (2026.2.15) · core.asiae.co.kr
자주 묻는 질문
- 모텔 매출에서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는 얼마나 나가나요?
- 매출의 약 20%가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로 빠져나갑니다. 노출을 사기 위해 광고를 늘리면 수수료 부담이 함께 커지는 구조라, 예약이 늘어도 손에 남는 돈은 그만큼 늘지 않습니다.
- 대실 수요가 줄어든 것이 왜 문제인가요?
- 대실은 같은 객실을 하루에 두세 번 파는 방식이라 모텔 수익 구조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수요가 줄면 숙박 한 건으로 메워야 하는데, 객단가는 플랫폼 경쟁 탓에 올리기 어렵습니다.
- 그럼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
- 국내 플랫폼 안에서 광고비로 경쟁하는 대신, 아직 닿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로 시야를 넓히는 쪽입니다. 인바운드 수요에 비해 숙박 공급이 부족한 지금, 외국인을 받을 준비를 한 모텔이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습니다.

